[모델은 국악인 조수빈씨와 언론인 정경호씨다.]
인사동에서 제일 좁은 ‘벽치기 길’은 길도 아닌 개구멍같은 통로다.
안국역 6번 출구 2-30m 전방의 담배 가게 맡은 편에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는 샛길인데,
주차장 주인과 건물 주인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웃기는 골목이다,
오래전에는 취객들의 방뇨로 지저분하기 그지없었으나,
이젠 그런 놈은 없으나, 일단 멀리 내다보고 들어가야 한다.
젊은 남녀라도 부딪히면 설레기라도 하지만, 나 같은 놈 만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인사동 골목마다, 인사동 십 길이니 몇 길이니 다 이름이 있는데,
이 샛길은 이름이 없어 설명하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믿거나 말거나 ‘벽치기 길’로 명한다.
중요한 것은 이 샛길 안의 술집 터에 인사동 마지막 풍류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 안에는 ‘유목민’ 외에도 ‘푸른별 이야기’, ‘누룩나무’,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때', 스토그,
'백화'등의 술집과 '유담'찻집이 있고, 마지막에 있는 ‘이진옥 옷가게’자리를 꺾어 돌면,
'시골밥상', ''산골물' , '우리선희', '사랑채', '다미', +84'가 있고, 연애 걸 수 있는 PEARL모텔과
예술접경지 ‘인사아트스페이스’로 연결되는 인사동16길 입구가 나온다.
밤 늦은 시간 인사동을 기웃거리거들랑, 벽치기 길로 들어가 막걸리 한 잔 하시라.
가끔은 낮 익은 반가운 분들과 어울려 사라져 가는 인사동의 낭만을 맛보게 될 것이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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