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권수씨를 잘 모른다.
모임에서 한 두 차례 만났을 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농심마니’ 박인식씨가 주동이 된
‘박권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모임에 함께하며 관심을 가졌다.
지난 해 열린 유작전에서 그의 작품을 얼추 보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전 작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4개 층에 전시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좌절과 절망,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
그는 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했을까?
처자식 거느리며 행복한 가정 꾸렸고, 그렇게 가난에 찌들지도 않았다.
그의 작업노트에 유년시절에 품은 비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무슨 원한이 있었던 것 같다.
인간성 상실을 다루었다지만, 어떻게 시종일관 한결같을까?
공포와 고통에 굳어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화상이었고, 자연인 나무는 부러져 있었다.
심지어 칼로 후벼 판 목판에도 그의 분노가 녹아 있었다.
아니라지만, 내가 볼 땐 암울한 시대적 저항으로 보인다.
그 분노가 독이 되어 병을 만들었고, 그 병은 목숨을 앗아갔을 게다.
결국, 작품에다 온 몸을 불태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 그의 고향 서천에서 박권수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권수의 예술혼을 결집시킨 미술관건립을 기대한다.
인사동 ‘아라아트’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31일까지 열린다.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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