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도서관'에서 마련한 ‘길 위의 인문학’ 충남 예산장 탐방이 지난 20일 있었다.
강사로 참여한 아내 정영신씨 덕분에 보람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장터를 기록하려는 사진가로서 보다 인문학적으로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산장은 세 번째 걸음이지만, 장터에서 만나는 한 사람 사람들의 개인적인 삶에 더 관심이 많았 던 적은 여지 것 없었다.
소통 없는 개인주의를 나무라지만, 나 역시 그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예산가는 버스 안에서 아내 정영신의 강의를 들으며, 그렇게 마음 졸인 적도 없었다.
아내가 ‘장터에서 만나는 인문학’이라는 인터넷 강좌는 하고 있으나,
탐방 팀들을 직접 인솔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흔들리는 차안에서 말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기우였다. 조금만 더 정리, 보충한다면 전문 약장사들 뺨 칠 정도는 되겠다.

수강생들의 마음은 얼마나 잡았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장터를 돌며, 그들을 유심히 살폈는데, 어떤 분은 좌판에 깔린 탱자를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말하기도 했고,

어떤 분은 난전을 벌인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여기 저기 보였다.

나는 삼년 전에 만난, 국수 뽑는 김성근씨와 시계 고치는 이희천씨도 만났다.
정말 열심히 사는 이름 없는 장인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를 지탱하는 힘이란 생각도 들었다.

사람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버렸다.
만나기로 약속한 두시가 되어 버스로 갔더니, 모두들 물건을 봉지봉지 들고 나타났다.

그걸 보니 ‘오는 정 가는 정’이란 옛말이 생각났다. 아!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하겠구나.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역사문화체험강사인 이미옥씨의 도움말도 있었다.
장터가 형성되었던 옛날이야기들로 한국의 시장사를 들었다.
남산의 용산도서관에 도착해서는 강의실에 모여 탐방후기를 쓰는 간담회도 가졌다.
어린 시절 시장에서 장사했던 부모를 돕던 추억에서부터, 다양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떤 분은 사전에 시장조합에 연락해, 자신들의 저서를 한 부씩 기증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용산도서관'에서 실시한 장터에서 만나는 희망인문학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개인주의로 치 닿는 현실의 대안으로, 서로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인문산책이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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