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장날을 맞은 지난 7일 정오 무렵, 정선아리랑시장을 찾아 나섰다.
사진도 찍고 시장식당에 들려 곤드레 밥을 사먹을 작정이었다.
‘장에가자’ 사진전이 열리는 터미널에서 시장까지는 걷기엔 좀 먼 거리였다.

 
이 날처럼 무더운 날씨는 생전 처음이었다.
밀리는 자동차 사이로 어렵게 주차하였으나, 내려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푹푹 찌는 열기에 숨이 탁탁 막혔다.

장터에는 사람 반 물건 반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사람들을 헤집고 식당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주변을 돌며 사진만 찍었다.
난전에는 철이 철인지라 옥수수가 많았으나 그보다는 시원한 냉차가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이라 장터공연은 중단되었지만 사람들은 모여 앉아 연신 부채를 흔들었고,

자신의 더위보다 데리고 나온 강아지에 열심히 부채질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더운 날씨에 사람들과 부딪히기 싫어 시원한 가게를 찾아 나섰다.

시장입구의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어섰더니, 그 곳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들 물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더위를 식혔다.
시장 안의 매장들도 그 많은 사람에 비해 상품은 잘 팔리지 않았다.

요즘 정선에는 피서 온 관광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전에 들린 평일도 장은 열렸으나, 장날 보다는 한결 여유로웠다.
외곽에는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시장조합의 이윤광 이사장은 손자를 업고 시장바닥을 돌아 다녔다.

질서정연하게 들어 선 매장이나 상인들의 익숙한 손놀림에서 정선시장만의 저력이 느껴졌다.

성공한 정선아리랑시장을 지켜보며, 재래시장의 밝은 내일을 점쳐본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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