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사진이나 글들이 그 녀의 소녀시절과 연관되었고,

그 작품의 가치도 바로 촌스러움에 있다는 것을 방송인터뷰로 알게 되었다.

 

지난 15일 10시경, 서울 양천구에 있는 ‘CJ헬로비젼’ 방송국에 정영신의 자서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러 갔는데, 인터뷰 중 뜻밖에도 아내의 소녀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평소 아내가 시시콜콜한 옛날이야기는 잘 하지 않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라 귀가 솔깃했다.

 

이야기로는 아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할 무렵의 일이란다.

그 당시 대개의 시골 벽촌 생활이 곤궁하기 짝이 없었지만,

함평 신광에서 자란 아내의 집안도 무척 가난했다는 것이다.

 

가난한 마을이라 대개의 여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는데,

“엄마! 나를 중학교에 보내주면 평생 시집안가고 같이 살겠다”는

당찬 제안으로 어렵사리 진학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유일하게 혼자 진학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적표를 받으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무덤에서 자랑했단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외로움으로 자연과 대화하고, 사물과 놀다보니 지금의 정영신이가 있게 된 것이다.

아마 긴 세월 장터에서 사진 찍으며 사람들과 인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그 향수적 외로움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 사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장터의 가능성도 정영신처럼 그 촌스러움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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