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까지 ‘연장 전시’…인사동 아라아트센터

해남 미황사 괘불을 그대로 모사한 ‘괘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해남 미황사(주지 금강 스님)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지하 4층에서 보물1342호로 지정된 높이12m. 287년 된 미황사 괘불을 1:1로 3년 동안 현상모사한 미황사 괘불을 특별 전시했다. 1727년 일곱 명의 스님이 조성한 미황사 괘불을 2014년 불교종립대학 미술학과 출신 불화전공자 9명이 현상모사했다.

미황사 괘불은 매년 한 차례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미황사 괘불재가 그것이다. 미황사 괘불은 조성된 지 287년이 된 보물(1342호)이다.

현상모사한 미황사 괘불은 진품 괘불을 그대로 재현했다. 형제 같은 그림이다. 이 괘불이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미술관에서 전시되자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일 평균 200여명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전 문화재청장이자 미술평론가 유홍준 교수 등 미술계 인사들이 찾았고, 최재천·임수경 의원 등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미황사 괘불 현상모사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4일 마칠 전시회를 11월 11일(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다.

현상모사본 미황사 괘불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모사를 시작해 올해 10월에 완성했다. 높이 약 1170㎝, 폭 486㎝에 달하는 실물과 1:1 크기의 초대형 걸개그림이어서 전시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아라아트센터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 것은 다행이었다.

 

미황사 괘불 현상모사본.

전시에서는 1대 1 크기로 완벽하게 재현된 미황사 괘불탱과 대웅전 천불도와 단청 모사도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작들은 문화재청의 미황사 괘불 모사사업과 ‘보물 947호 미황사 대웅전’ 보수정비사업 결과물 등으로 미황사 괘불, 천불도 25점, 포벽나한도 13점, 단청문양도 114점 등 153여점이다.

괘불과 천불도 등을 모사한 것은 동국대 불교미술 전공자 9명이 3년여에 걸친 공행 끝에 완성됐다. 안료분석과 적외선 촬영, 디지털 현미경 촬영 등 과학적 조사방법을 토대로 원본의 재료, 형태, 도상 뿐 아니라 오염 박락 손상부분 등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원형 모사했다.

금강 스님은 “고구려 고분벽화는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고루려 고분벽화는 일제강점기에 현상모사한 것으로 원본을 대체하고 있다”며 “현상모사는 문화재를 보존하는 한 방법으로 많은 성보가 현상모사를 통해 대중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현상모사는 문화재의 유한성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다. 비단 종이 석재 등으로 조성된 문화재의 수명은 유한하다. 인간이 아무리 좋은 기술을 활용한다고 해도 언제가는 사라질 수 있다. 인재와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완벽하게 문화재를 보호하는 방법은 현존하지 않는다. 영리목적의 모사는 표절·위작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문화재 보존과 활용을 위한 모사는 새로운 문화재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이 된다. 미황사 괘불 현상모사는 모습을 그대로 베끼는 데 그치지 않고 원본 제작시 색채와 형상, 안료, 종이 재질 등을 그대로 모사한 ‘복원모사’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은 훼손이 우려되는 많은 문화재와 미술품을 현상모사해 관람객들에게 진품을 대신해 공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일본의 많은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국보와 보물 등 많은 문화재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점차 훼손되어 간다. 때문에 많은 문화재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못한다. 현상모사된 문화재는 일반인들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 문화재 대중화에 기여하게 된다.

한북 스님(대구 보성선원장)은 “미황사 괘불을 현상모사한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진품 괘불을 만난 것처럼 환희로웠다”며 “미황사 괘불은 일년에 한 번 만나지만, 현상모사한 괘불은 미황사 괘불을 대신해 한국불교의 미적 아름다움을 언제든지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여 반갑다”고 했다.

한북 스님은 또 “현상모사는 유한한 문화재의 가치를 연장하는 것으로 문화재 보존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방법으로 생각한다”며 “현상모사 과정에서 연구된 부산물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어 미황사 괘불 현상모사는 문화재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강 스님은 “현상모사하는 과정에서 불화를 그리는 염료 기법 등이 상세하게 분석되고, 불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기법을 습득하게 돼 불교전통문화의 명맥을 잇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금강 스님은 “단순한 모사 복원의 의미가 아니라 불교종립 동국대 출신의 석ㆍ박사과정 연구자들의 재능과 과학적 보존기법이 총 동원돼 현존 회화문화재 보수정비의 기술적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린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라고 했다.  (02)733-0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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