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 영업구역으로 누볐던 노악사 김학종씨의 이야기다. 그 분은 밤이 어둑하고 술청의 열기가 무르익을 즈음에 나타나는 분이다.
빈털터리 술꾼들 속에 돈 많은 물주라도 한 명 끼이면 그는 신바람이 난다.
가요반세기를 다 꿰고, 작사, 작곡자 까지 들이대며 메들리로 이어진다.
기타 통에 돈이 좀 모이면 기분 좋아, 부어라 마시어라 술이 취해 돌아간다.
어느날, 인사동에 적수가 나타났다.
음유시인으로 통하는 송상욱선생께서 입성하신 것이다.
팁도 필요 없는데다, 노래면 노래, 기타면 기타, 술좌석을 니나노 판으로 끌고 가는 그의 광대끼에는 아무도 당할 재간이 없었다.
인사동 무대를 빼앗긴 노 악사를 낙원동 부근에서 보았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가끔은 그가 보고 싶고, 그의 기타소리도 듣고 싶다.
조문호(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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