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정선아리랑시장 문화장터에 정춘경(41세)씨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괜한 걱정을 한 번해 본다. 그만큼 진행을 매끄럽게 잘 해,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다는 말이다.
항상 함지박만 한 웃음으로 살갑게 다가가는 그 녀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고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유모러스한 말솜씨 또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든다.

그녀가 MC의 길로 들어 선 것은 우연이었지만,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2004년 정선 민예총 사무국장으로 재직할 때 시장에서 축제를 마련한 적이 있었다는데, 마땅하게 사회 볼 사람이 없어 마이크를 잡은 게 계기란다.
정확한 발음으로 분명하게 전달해야 하는 MC 특성상 발성연습을 하는 등 부단한 노력이 따라야겠으나, 정춘경씨는 끼를 타고 난 것 같다. 그 광대 적 기질에다 순발력 또한 대단하다. 실 예로 지난 더덕장아찌 체험행사 때는 결혼한 부부들을 세대별로 다섯 쌍을 불러내었다. 입을 맞대어 더덕을 먹게도 하고, 아내를 업고 오랫동안 구부리게 하는 대회를 벌여 세대 간의 애정표현 차이를 지켜보게 한 것도 계획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녀의 순발력에 의해 진행된 것이었다. 그리고 월드컵 기간임을 감안해 즉흥적으로 선창한 “대~한~민~국~”도 그녀의 기지가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질리지 않는 그 외침은 장터 사람 모두를 애국심으로 뭉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정춘경씨는 아들 둘이 모두 장성하여 서울에 가 있고, 남편 최승희씨는 측량사무실을 운영하며 과수원을 갖고 있는 등 경제적 여유가 있어 생계유지를 위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일 자체가 즐겁고 스스로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때로는 취객들의 짓궂은 어프로치에 당황 할 때도 있으나 모두 가족처럼 생각하니 웃어넘길 수 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장터의 명사가 되어 외지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고, 심지어는 농사지은 양파를 보내주시는 팬도 생겼단다. 무엇보다 시장에 점점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큰 보람이라지만, 같이 어울려 재미있게 노는 것도 또한 스스로를 위한 행복이겠다.

무슨 일을 하던 자기가 하는 일이 즐겁고 재미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더욱이 프로 예술가들의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문이다. 그래서 진행의 바이블로 볼 수 있는 정춘경씨를 프로 중의 프로로 꼽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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