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흘러서 세 갈래로 나 있었다…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다시 남으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 본류였다.'

(김동리 소설 '역마(驛馬)' 중)

 


화개장터는 소설 '역마'의 주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조영남씨의 노래 '화계장터'가 인기를 끌며 더욱 유명해 졌다.

일단은 관광지나 장터는 유명해진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부터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간 것이다.

갈 때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오래전의 화계장터 흔적들은 찾을 수 없었다.

장 모퉁이 한 쪽에 적혀 있는 다산 정약용의 '화계장' 시가 

옛날을 추억하게 할 뿐이다.


 
 

 

             

               화계장


          -다산 정약용-


조랑말 고개 늘여 골짜기 벗어나니,
나룻배 뜬 강에 봄물이 푸르구나.

따사로운 백사장에 이제 막 장이서니,
부엌마다 연기나고 술고기 벌려있네.

언덕엔 소와 말이 서로 얼려 희롱하고,
포구엔 돛배들이 엮은 듯이 총총하네,

송경. 중국비단이 거쳐서 들어오고,
울릉. 탐라의 생선도 이 곳으로 수입되네.

오고 가는 이 발길들 모두다 이익 때문,
그 누가 이를 말려 장사잇속 막을 손가.

돌아보니 지리산이 구름 속에 잠겨있고,
청학은 높이 날아 쫓아가기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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