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면소재지에 남아있는 시골장들이 이제 존폐 위기에 처해있다.
군 단위의 읍소재지 장들은 살아남겠지만, 그외 시골 장들은 오래동안

장터를 지켜왔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곧 사라질 장들이다.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다, 교통수단마저 편리해져 좀 멀어도 읍소재지 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농산물들을 농협에서 공동 수매하고,

장터마다 농협 하나로마트가 지키고 있으니 장의 필요성을 상실해 가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쓸데없는 장옥이나 지어 준다고 해서 살아 날 장은 별로 없다.


 

몇 일전 들린 완도의 노화장은 읍 소재지 장인데도 전형적인 시골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노화도 바닷가 빈터에 근사한 장옥까지 만들어 주며, 할머니들을 내 보내려하지만 모두들 가지 않는다고 한다.

상권과는 거리가 먼 외곽에 장터를 만들었으니, 손님들이 없는 곳에 갈 리가 만무하다.

차라리 거대한 농협 하나로마트 옆에 빌붙어 뜨내기손님이라도 잡겠다는 식이다.
노화농협에 근무하는 김민경(55세)씨는 "아무리 쫓아도 가지 않아, 다시 쫓아 낼 것이라" 말했다.

외진 바닷가에 새로 만들어 놓은 노화장터는 외관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장터 할머니들의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실패작으로 보였다.

할머니들은 근사한 장옥보다 골목 어귀에 옹기종기 모여 장사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왜 모를까?

티나지 않고, 실속있는...

 

이제 지자체들은 장옥 짓는 토목공사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지역 토산물들을 할머니들이 직접 팔 수 있는 '할머니난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할머니들이 하루에 벌어들이는 액수는 미미하다.

돈도 돈이지만 하닐없이 경노당을 오 가는 것보다 정들었던 장터에서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냥 비 바람만 피할 수 있는 곳에 닷새마다 잔치마당을 마련해 주면 된다.

 

농협도 시골장터의 급속한 폐장에 일조한데 따른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장터문화를 제대로 보존시키는데 적극 기여해야 할것이다.

 

 

 

보길교 위에서 내려다 본 노화읍, 전면에 있는 공터가 새로 조성된 장터다

 

장 날이지만 장터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노화농협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들

 

농협 하나로마트의 상품광고가 대조적이다.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이용했던 장터 골목이었으나 지금은 사람 왕래조차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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