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변신했다

묵말랭이·국수·떡국·막걸리·미용가루로

                                                                                                                                                                                                                                                            

 

        

                                                                            

 

 

 

 

  

 

군밤, 찐밤…. 그렇게만 먹는 당신 “네가 밤맛을 알아?” 소리 들어도 싸리라. 요즘은 온갖 가공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밤의 변신은 무죄!”라고 외쳐도 시원찮을 판이니.

 갖가지 밤 가공제품들이 즐비하다는 소문 듣고 찾아간 곳은 충남 공주종합버스터미널 안의 <공주율찬> 판매장. <공주율찬>은 ‘공주알밤산업 통합브랜드’. 하지만 하나하나의 제품들은 저마다 가지가지, 각양각색. 매장 안은 제품들이 형형색색 자신들을 뽐내는 패션쇼장이나 다름없더라.

 자, 드디어 가공제품들이 납신다. 첫선을 보인 것은 5~6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다 태어난 <알밤국수>라. 쌀가루에 밤가루를 섞어 뽑아낸 국수에 수프를 넣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뚝딱’ 먹을 수 있어 간편하기가 이를 데 없다고. 그와 비슷한 제품이 있으니 이름하여 <알밤떡국>. 재료와 먹는 방법이 밤국수와 동일하니 오호라, 둘 다 즉석식품인 게로구나.

 다음 차례는 <밤묵말랭이>. 볶거나 찌개 등에 넣어 먹으면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그만이란다.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밤가루 3형제가 나오신다. 알밤을 통째로 가루낸 <밤묵가루>는 이름 그대로 묵의 재료. 깐밤을 갈아 만든 <황율가루>는 이를테면 부침가루. 그리고 밤 속껍질이 원료인 <율피가루>는 피부에 바르는 가루니, 그 미백효과 덕분에 ‘미용 가루’라고 불러야 하나.

 참, 간식거리도 여럿이란다. 찰밤빵 등 빵류와 전병·뻥튀기·강정 등등이 그것들이니. 막걸리인 <알밤주>는 인기품목 중 하나라나. 밤가루를 넣은 누룩이 원료인 이 막걸리 한잔 들이켜며 세상 시름 잠시 잊어봄이 어떠리오.

 어디 먹거리뿐일까. 예쁘기로 따지면야 밤 겉껍질을 원료로 염색한 스카프만한 게 없더라. 그리고 미처 다 거명 못한 제품들까지 합치면 모두 30여종에 이른다. 이럴진대 “밤 하나로 어찌 이리 다양한 제품이 나오느냐”고 놀라는 소비자들 반응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닐 테니. 더구나 한번 먹어보고 다시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니 귀가 번쩍 뜨이는 희소식이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밤의 이런 변신 덕분에 도움을 받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밤농사 짓는 농민들이라. 김보영 (사)공주시밤연합회장(58)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봄이 어떨까.

 “생산도 생산이지만 소비가 더 중요해요. 그런데 생률만으로는 판매에 한계가 있죠. 소비자들이 가공제품을 많이 사면 그만큼 농민들에게 보탬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간단한 선물용으로 갖고 다니며 우리가 직접 제품을 홍보하는 이유입니다.”

# ‘공주율찬’은…
 충남 공주시와 공주대학교가 공주지역 알밤산업을 대표 향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1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공주대 내에 공주알밤산업고도화사업단이 꾸려지고, 사업단의 지원 아래 농업회사법인 <공주고찬>(대표 유애순·사진 가운데)이 출범했다. 현재 이 법인에는 11개 업체가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고, 앞으로 법인은 공동 마케팅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또한 가공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알밤 줍기나 알밤 피자 만들기, 밤물 염색체험 등도 실시하고 있다.

 유애순 대표는 “연중 제품을 접할 수 있으니 소비자가 좋고, 소비가 늘어나니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서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 등지로의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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