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서울 가는 길에 정선 아리랑시장에 잠시 들렸다.

허리를 다쳐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따랐지만, 비내리는 장터 풍경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비 때문인지 휴일인데도 장을 찾는 손님은 적었고, 장터 공연도 마무리 중이었다. 

그러나 비 오는 장터를 기록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은 달랐다. 

젊은 연인과 오붓한 가족들의 모습, 우산 행렬 등 닥치는 대로 카메라에 주워 담았다.

몇 일전 충무로 캐논 AS센터에 들렸다가 렌즈에 곰팡이가 자리 잡았으니 습기에 주의하라는 충고를 받았지만

비오는 장터 풍경이 카메라보다 더 중요해 어쩔 수가 없었다.

 

한 손엔 지팡이, 한 손엔 우산을 들고 장보러 나오신 할머니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고맙습니다. 이 늙은이를 찍어줘서...'

대개 할머니들을 찍게 되면 묵묵부답이거나 "예쁜 젊은 사람이나 찍지 왜 늙은이를 찍느냐"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인사까지 주는 할머니가 고마워 사진을 보내주겠다며 주소까지 받아 적었다.

 

촬영이 끝난 후 '추억 만들기'를 운영하는 이창주씨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독립영화 '막걸리'제작에 대한 기획안을 듣고,

근일 간에 연극배우 이명희씨와 함께 인사동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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