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친정집 나들이가 이런 기분 아닐까?
지난 16일, 한 달 만에 정선집 가는 길은 사뭇 들떴다.
농사일에다 제사도 지내야 하고, 정선장에 가서 사진도 찍어야 하는 등
할 일은 많았지만 어느 곳보다 마음 편한 나들이였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오전9시경 도착하니 훌쩍 자란 야채가 나를 반겼다.
한 달 전에 심은 상추는 배추처럼 자랐고, 겨자채는 벌써 꽃망울이 맺혀 있었다.
야채만 자란 것이 아니라 잡초들도 제 세상을 만난 것이다.
잡초와의 전쟁에서 간신히 헤어나니 또 다른 일이 기다린다.
고추지지대를 박아 묶어주고, 주렁주렁 달린 개복숭아를 따서 효소를 담았다.
통행로를 막고 있는 나무들을 벌목하여 장작 팰 일은 굳은 비 때문에
다음 기회인 7월7일로 미루어야만 했다.
정선에 오면 마음은 편하지만 항상 육신이 고달프다.
한 달 동안 할 일을 정선 머무는 3,4일에 끝내야 하니
아내와 호젓한 산길 한 번 거닐 여유조차 없다.
그러나 하루 일을 끝낸 후 조용한 산 속에서 차 한 잔하는 기분도 짱이고,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 불면증 같은 것도 저리 가라다.
장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아예 정선 만지산에 못 박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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