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김종신, 김흥모, 유성준, 이혜순, 정용선, 하상일, 조문호)

 

서울대학병원에서 심장수술로 입원 가료중인 고영준씨 병문안을 가기로 사우들과 약속했었다.
태국에서 사업벌여 자리잡은 고영준씨는 서울 다니러 왔다가 건강검진에 걸려 심장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7일 당진 신평장 촬영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으나 차가 밀려 약속시간을 두 시간이나 늦었는데,

다행히 수술경과는 좋았다고 한다.

이젠 그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끊고 목숨 끊는 일만 남았다며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안도 할 수 있었다.

 

고영준씨 병문안 약속으로 옛 사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금란여중에서 정년퇴임하고 산사진에 전념하는 하상일씨, 강남에 패션사진 스튜디오 차려 성공한 정용선씨,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도 시집 못간 이혜순씨, 중국을 오가며 사업하는 김종신씨,

그리고 여전히 살기가 고달픈 정철균씨, 만리동의 건물 임대료 받아 돈 걱정 없이 사진하는 유성준씨 등

옛 진우회(일명 진로회)와 환경사진가회의 오랜 맴버들이다.

젓가락은 못 두드렸지만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즐거운 자리였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 유성준씨에게 한마디 했다.

“유성준씨 이젠 당신 필름 보따리 푸소!” 랬더니 묵묵부답이다.

왜냐하면 40년 가까이 서울의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집은 커녕 개인전도 한 번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기야 돈 없는 개털들이 빚내어 전시하는 꼴들이 그로서는 한심스럽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사진을 본 것이라고는 삼십 여 년전 공모전에 발표했던 몇몇 사진들과 회원전에 내 놓은 사진이 전부다.

풍경사진을 찍는다면 아예 기대도 않지만 서울의 구석구석 찍고 다녔으니

이젠 그 사진들이 숙성되어 익을 때도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어서 인지, 겸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의 서울사진들이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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