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강기희씨의 신작 ‘위험한 특종’ 출판기념회가
지난 4월 12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합정동 ‘국민티비 카페 on Air’에서 열렸다.

장소를 몰라 네이버에 위치 검색을 했더니,
홍대역 8번 출구에서 400미터 지점이라고 나와 있었다.
합정동을 홍대입구에서 헤매다 보니 한 참이나 늦어버렸다.




김명지 시인의 사회로 이지상씨와 김현성씨의 축하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나,
이지상씨의 공연과 한 분의 축사는 이미 끝나 버렸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를 비롯하여 박희석, 김해화, 홍일선씨의 축사에 이어
문학평론가 고명철씨의 ‘풍화하는 해방 공간에 맞선 정치적 상상력’이란
주제의 작품 평도 있었다.




유순예씨가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간 작품낭송에 이어,

작가 강기희씨의 내빈 소개와, ‘4,3을 이야기 하다’를 들었다.




객석은 유진아, 김이하, 이승철, 이정황, 이정환, 성유나, 정영신, 이 적, 황영선씨 등
전국 각지에서 온 분들로 가득 메웠다.




출판된 강기희씨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위험한 특종’은
제주 4·3이라는 우리의 근대사를 다룬 하나의 역사 소설로,
미스터리한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 소설이다.




‘김달삼 찾기’라는 부제처럼, ‘제주 4·3의 진실 찾기’라 할 수 있다.
7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 4·3 유격대사령관 김달삼이 종로에 나타났다’는
황당한 사건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특종이 아니겠는가?




김준태시인은 서평에서 “독자들은 작가 강기희의 ‘위험한 특종’을 통해
한국소설의 고통과 실체, 미스테리 기법과 리얼리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소설일 수 없는 우리들의 한국현대사를 읽고 한국문학의 수준도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차별 학살한 미군정의 만행을 너무 오래 묻어 놓았다.
강요된 침묵은 영원할 수 없다.
어떻게 전쟁을 반대하고, 분단을 반대한다고 빨갱이로 몰아 죽일 수 있었을까?
이제 제대로 밝혀내어, 미국의 사과와 보상 받을 일이 남았다.




아무튼, 강기희씨의 말처럼 이번 소설로 제주 4·3에 관한 담론이 수면 위로 올라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물꼬가 되고, 제주의 상처가 아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저자 강기희 / 출판사 달아실 / 초판 발행일 2018.03.26
페이지 280 / 책값 12,000원






















































지난 3일, '보라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연영철씨 병문안을 갔다.
쪽방에 살던 그가 지난 달 3층 계단에서 넘어져 목뼈가 부러지며 꼼짝을 못하게 된 것이다.

몸은 마비되었으나, 의식은 살아있어 넘어진 경위를 묻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시인 강민선생으로 부터 ‘4,3 광화문 추념식’에 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깜박 잊어버린 일이라, 서둘러 광화문으로 달려갔다.
종로1가에서 내려 걷다 보니, 광화문 입구 곳곳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마치 조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그들은 '4.3, 대한민국을 외치다' 퍼포먼스를 펼치는 403명의 일원이었다.





‘4.3범국민위’의 기획과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퍼포먼스는 영화감독 양윤호, 연극 연출가 류성,

한예종 무용원 교수 김용걸씨 등 세 사람이 공동으로 연출한 것으로 배우와 일반인들이 어울린 대규모 행위예술이였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 눈빛과 소리를 통해 제주 4.3의 존재를 드러내고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과 교류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는데,

마치 4,3학살의 원혼들이 깨어 난 것 같은 분위기였다.

행위 예술이지만 대부분의 출연자 눈가에는 눈물 자욱이 선명했다.

그 억울한 원혼들을 생각하는데, 어찌 눈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이날 퍼포먼스는 광화문 일대에 흩어져 각각 퍼포먼스를 펼치다 광장으로 모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짓으로만 연기하던 출연자들은 울분을 토하는 듯 울음소리를 내기도 해 70년 전을 회상하게 했다.






광장으로 모인 출연자들은 하나둘씩 앞으로 나가 겉옷을 벗으며 ‘통일 정부수립’, ‘완전한 자주독립’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풍물패의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여러 대형으로 움직였다.

세종대왕상 뒤로 다시 모여 희생자들을 기리는 분향소에서 헌화하며 광화문으로 달려가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제주4.3은 미국 주도의 단독정부를 반대하는 항쟁이었지만, 일방적인 학살에 가깝다.

내가 태어난 해 발단되어 초등학교 들어 갈 무렵 끝났지만, 은폐하여 잘 몰랐던 참변이기도 한데,

뒤늦게 듣게 된 ‘빨갱이의 반란’이란 말에 주눅 들어 쉬쉬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학살의 주범은 바로 미국으로, 이제라도 감추어지고 왜곡된 현실이 제 자리를 찾아 조금의 위안은 되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어, 부디 원혼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광화문광장의 4,3 행위예술 현장에서 연락주신 강민 시인을 비롯하여 무용가 장순향 교수,

사진가 김봉규, 정지현, 윤성광씨 등 반가운 분들도 여럿 만났다.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