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와 비슷한 기독교식 결혼식이라는데, 구경꾼들이 지붕 위를 가득 메웠다.
그것도 동네 개구장이들이 아니라, 갓 쓴 어른들이라 이해 되지 않는다.

점잖은 체면도 말이아니지만, 지붕 위의 기왓장 다 부수겠다.
이러다 집 넘어가지 않을가 걱정된다.





1904년도에 찍은 사진으로 ‘Designersparty’ 페이스 북에서 스크랩 했다.
photo Moffet Korea Collection




고인이 된 문영태 화백의 장녀 지민이가 시집갔다.
지난 3일 오후6시, 장재순여사의 장녀 문지민양과
기노준, 이연화씨의 장남 기선호군의 결혼식이 충무로 ‘한국의 집’ 마당에서 열렸다.

좀 늦어 식전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전통혼례의 멋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기럭아비로부터 기러기를 전달 받은 신랑이 신부 방 앞에다 두고 큰절을 하니 장재순여사가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때서야 팔을 올려 얼굴을 가린 신부가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는데, 수모가 부축은 하지만 행여 넘어질까 불안했다.

요즘이야 결혼 전에 만나는 것은 물론 잠자리까지 하는 커플들도 많겠지만,

백년해로할 상대를 두고 벌어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꽤 괜찮은 것 같았다.






정갈한 혼례를 위해 신랑 신부가 손을 씻은 후, 상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마주보고 앉았는데,

상 밑으로 마주보는 두 사람의 은근한 눈길이 사랑으로 가득했다. 건네주는 술잔에도 정념이 넘쳤다.

마치 속으로 “넌 오늘 죽었어”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집’ 전통혼례는 옛 격식 그대로 진행되는데다, 고풍스러운 한옥 마당에서 치러 져

일반예식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이날도 많은 하객들이 참석했지만, 오랜만에 우리문화의 정수를 느끼는 좋은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아는 분으로는 장재순여사 가족을 비롯하여 화가 이인철 내외와 홍선웅, 정영신씨 등 몇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결혼은 예식장에서 치루는 것 보다, 우리의 멋을 제대로 느끼는 전통혼례가 바람직하다.

특히 외국인 신랑신부를 맞는 혼주들이 선호하는 현상이지만,

한국인으로 태어나 우리 전통혼례를 한 번 치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나 역시 전통혼례를 치루지 않았으나, 세월이 지나고 나니 후회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겠지만, 우리선조들의 결혼관과 정신을 이어받았다면,

요즘처럼 이혼을 밥 먹듯 하지는 않을 것이란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웃이 가까워 신랑신부를 잘 알아 소개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요즘은 다들 바쁘게 사니 새로 맞이하는 신랑이나 신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혼례가 끝난 후 하객들에게 인사드리며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민이 결혼으로 온 가족은 물론 친지들이 다 모인 자리에 문영태화백이 살았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코 끝이 찡했다.

그나저나 아들 지함에 이어 딸 지민이 까지 시집보내는 장재순 여사의 외로움은 또 어찌할고?

예전의 대가족제처럼 한 집에서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민아 서로 의지하며 잘 살아라.
네 아버지가 저승에서 지켜보며, 싱글벙글 좋아하실 것이다.
부디 백년해로하길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아래는 ‘한국의 집’ 전통혼례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 하시길...

전통혼레 비용은 기본비용이 1.200,000원이고, 선택사항으로 미용과 사진촬영 등 부대비용을 백 만원 이상 잡아야 한다. 그리고 신랑신부 혼례복 대여비가 50만원, 수모 인건비가 20만원, 폐백비용도 50만 원정도 소요된다. 식전공연으로는 부채춤이 50만원, 사물놀이는 40만원, 판소리는 10만원으로 선택사항이다. 피로연 비용은 일인당 4만원부터 6만원까지 세 종류가 있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오는 18일부터 11월 7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전통혼례' 재현행사가 열린다.

전통혼례는 집안에서 이뤄지는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하나로, 이번 재현행사에서는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해 무대에 올려진다. 우선 집안 간에 혼례가 이뤄지기까지의 준비과정과 절차를 알기 쉽게 무용극 형태로 선보인다. 사회자의 경쾌한 해설도 곁들여진다. 이어 본 절차인 '친영례(親迎禮)'에선 신랑이 입장해 백년해로의 징표로 신부의 어머니에게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 신랑·신부가 처음으로 대면해 맞절을 교환하는 '교배례', 신랑·신부가 표주박 술잔을 주고받는 '합근례' 순으로 구성된다. 본 식이 끝난 후 마지막 장인 전통 축하공연에는 부채춤, 진도북춤, 사물놀이 등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관한 전통혼례 재현은 지난 2001년부터 14년째 진행돼 오고 있다. 여름철 7~8월을 제외한 달에 매주 인사동에서 열리며, 이와함께 특별행사로 인천공항에서도 같은 재현행사가 4~10월 다섯차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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