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천일을 이틀 앞둔 지난 7일은 광화문광장에서 1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새해 첫 촛불집회는 포근한 날씨 덕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 곳 광화문광장은 토요일마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벌어져, 하나의 큰 예술 축제장으로 변신한다.

이제 상설전시장인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에 이어 블랙텐트 '광장극장'도 문을 열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8시에 공연되는 광장극장 벽엔 “빼앗긴 극장, 여기 다시 세우다”란 현수막도 내 걸렸다.

판화가 이윤엽씨가 ‘광장극’이란 극장 현판도 즉석에서 썼다.

토요일마다 비주류예술가집단이 벌이는 ‘옳’ 시국퍼포먼스와 ‘광화문미술행동’이 벌이는 차벽공략 현수막전이 펼쳐져

광화문광장이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예술가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광장에 넘쳐난다.

그 날의 ‘옳’ 시국퍼포먼스 여섯 번째 주제는 ‘눈떠!’였다.

꼬깔로 눈을 가리고 장님 행세를 한 유진규씨와 멸치, 에이미신, 문성식, 박재범, 안현정, 오민정, 이명찬, 황현성씨가 나와

장님놀이 꼭끼오! 활갯짓으로 사람들을 일깨웠고, 박순영씨와 박미루씨는 바이올린과 북으로 흥을 돋구었다.

서예가 김기상씨는 ‘눈떠!’란 글과 눈동자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이명찬씨는 ‘접촉'이란 마임도 보여 주었다.

마임이스트 유진규씨가 눈이 그려진 부채를 펼쳐보이자,

다른 장님들은 눈뜨라며 손바닥의 눈동자를 펼쳐 보이는 사회를 향해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세 번째 추진한 경찰 차벽공략 프로젝트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도 진행되었다.

여태명씨와 정고암, 박방영 세 사람이 벌이는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모았고,

판화가 오윤의 ‘칼노래’, 홍선웅씨의 ‘역사의 길’, 이철수씨의 북을 쳐라 ‘새벽이 온다’ 류연복씨의 ‘따로 또 같이’.

이상호씨의 ‘무제’, 박제동씨의 그림을 정찬민씨가 각을 한 ‘세월호 미 수습 이웃9인’, 이윤엽의 판화 복합판 등

대형 걸게 그림이 걸려 광화문광장을 판화가 펄럭이는 축제 광장으로 만든 것이다.

김준권, 류연복, 김진하, 김천일, 정복수, 이재민, 김 구, 김 억, 한상진씨 등 많은 작가들의 일사불란한 현장작업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그림판에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세종대왕상 뒤편 인증샷 배경막에서는 사진가들의 ‘그 날, 나도 거기에 있었다’ 초상사진 찍어주기도 이어졌다.

정영신, 엄상빈, 남 준씨도 나왔지만, 그 날 초상사진의 대부분은 양시영씨가 도맡아 찍었다.

오후5시 무렵에는 현수막을 미 대사관 앞의 경찰차벽으로 옮겨 갔으나, 국가 재산에 손 댈 수 없다며 경찰이 막아섰다.

그 많은 나라 돈을 거덜 내는 권력들이 국가재산 운운하며, 예술적 변신조차 용납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벌이며 작가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기도 했으나,

결국은 경찰을 배경 조형물로 세운 채, 땅 바닥 전시를 하였다. 블리리스트 예술가들의 탄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땅바닥 전시장은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박제동씨의 그림을 정찬민씨가 각을 한

‘세월호 미 수습 이웃9인’ 초상에는 애도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모여들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날은 '광화문 미술행동'에 함께한 장경호, 이인철, 성기준씨 외에도 행사장 곳곳에서 많은 지인들을 만났다.

강 민, 방동규 선생을 비롯하여 하태웅, 김창규, 김창주, 고옥룡, 손병주, 이정환, 이점숙. 임경일씨 등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

오는 14일 열릴 12차 촛불집회도 시민들이 벌이는 예술행동은 이어진다.
더구나 박종철, 이한열 열사 추모 3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라 추모영상 상영과 헌화도 있다.

‘민미협’의 광장 깃발전과 윤여걸, 류연복씨가 벌이는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한국민족춤협회’에서 보여주는 ‘백년의 바람춤’도 선 보인다.

사진가들의 인증샷 초상사진 찍어주기와 작가와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등

시민들의 예술적 저항의 불길은 꺼지지 않는다.


사진, 글 / 조문호

























































썩어 문드러진 정치와 사회를 향한 예술가들의 처절한 몸짓이 지난 7일도 어김없이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졌다.

올바른 세상을 부르짖는 ‘옳’ 여섯 번째 시국퍼포먼스 ‘눈떠!’는 비주류예술가들이 사회를 향해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꼬깔로 눈을 가리고 장님처럼 행세한 유진규씨와 멸치, 에이미신, SG.Cosmic Bohemian, 김기상, 문성식,

박재범, 안현정, 오민정, 이명찬, 황현성씨가 나와 장님놀이 꼭끼오! 활갯짓으로 사람들을 웃기며 일깨웠고,

박순영씨는 바이올린으로 박미루씨는 북으로 장단을 맞추었다.
이명찬씨는 ‘접촉'이란 마임도 보여 주었다. 예술로 사회발언 한 이보다 더 좋은 현장공연은 없었다.

더구나 공짜 좋아하는 사람들이 판치는 오늘 같은 세상에 말이다.

이 퍼포먼스는, 보는 눈이야 즐거웠지만,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유진규씨가 눈이 그려진 부채를 펼쳐보이자,

다른 장님들이 눈뜨라며 손바닥에 그려진 눈동자를 펼쳐 보였는데, 마치 나를 보고 하는 말 같았다.

장님처럼 살아왔던 나를 꾸짖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생각해 왔던 지난날들이 부끄러워졌다.

문제는, 아는 놈들이 나라를 이렇게 개판으로 만들어놓았지만, 지식을 자기 위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엊그제 가깝게 모셔왔던 어느 사진 선배가 했다는 말이 쉽게 머리에 떠나지 않는다.

평소 보수성향의 인사이기는 하나 그렇게 고지식한 분인 줄은 몰랐던 것이다.

명망 있는 최고 학부 출신으로 평생을 교육자로 사신 분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박사모가 맛 불 놓고 있는 노인들 시위에 후원금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세상이치를 훤히 아시는 분께서 알랑하게 가진 자기 자리 지키려 한다는 생각이 더니, 만정이 뚝 떨어졌다.

요즘 혼자 열 받아 좌충우돌하다보니, 몸이 말이 아니다.
하루 종일 나부대다 보면, 그 다음 하루는 온 종일 끙끙대지만,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맨날 올리는 사진이나 글도 한물 간 소식이지만,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 유봉사가 만든 봉사 잔치에는 전국 봉사들이 다 와서 눈을 떠야하는데,

심청이 노릇하는 싸가지 없는 년 편 더느라, 진짜 장님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 답답해야 할 사람이 희희낙락하는 걸 보니, 아마 다들 미친 모양이다.

어찌 정신병자들이 사는 정신병원에 같이 살고 있으니, 나 역시 미친놈이 아니겠는가?

매번 주제를 바꾸어가며 판을 벌이고 있는 유진규를 씨를 보며 정말 대단한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로서의 끼는 말 할 것도 없고, 지치지 않는 투혼이 정말 존경스러운 것이다. 

이제 힘이 팔팔한 이팔청춘도 아니지만. 하는 몸짓이나 생각들이 아직도 청춘이다. 

입으로만 하는 짓거리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무슨 재벌도 아니면서, 그 비용들은 어떻게 충당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뒷짐진 채 보고만 있지 말고, 몸이 함께 하지 못한다면 경제적 후원이라도 좀 하자.
“올바른 세상이 되도록 다 함께 나서자!”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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