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일찍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서울역 가는 지하철을 타려면 은평평화공원을 거쳐야한다.

그 곳에는 세월호 아픔에 휩쓸려 간 김관홍 잠수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운평사람들이 마련한 자리였다.

고 김관홍 잠수사의 4주기 추모제 세월호 기억과 약속

오는 17일 저녁7시 참여연대 1통인카페에서 열린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잠수사로 실종자 수색에 참가했던 김씨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등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해왔다.

참사 당시 구조하지 않고 수색도 못한 현장을 목격했으나 정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고인은 국정감사장, 청문회장, 광화문 광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부의 기만적 태도를 비판하며 진실을 폭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현장 수색 이후 잠수병을 앓아 온 김씨는 더 이상 잠수도 못하고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4년 전 세상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제 그가 염원했던 명예회복과 세월호 진실규명만이 그가 평안히 영면하는 길이다.

 

아픔도 쉽게 잊어버리는 무심한 세상, 그를 통해 다시 한 번 세월호를 되돌아보았다.

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하며,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은평평화공원은 시원한 저녁시간에는 사람이 많아도, 낯 시간은 비교적 한산하다.

마스크로 무장한 몇몇이 시간을 보내거나, 화초에 물주는 관리인 뿐이었다.

 

많은 분들이 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하며. 그의 영면을 빌어주길 바란다.

 

사진, / 조문호

 

지난 12일 저녁 무렵, 우리 공주님이 출두했다는 소식이 떴다.

아들 햇님이 내외와 손녀 하랑이가 녹번동 ‘은평평화공원’에 왔다는 거다.

평화공원은 지척이라 냉동실의 얼음과자 몇 개 챙겨들고 달려갔다.

 

공원에는 아들과 며느리가 와 있었는데, 하랑이는 신이나 어쩔 줄 몰랐다.

잔디밭을 종횡무진 뛰어 다니며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없는 소리를 질러댔다.

방에 갇혀 지내다 모처럼 넓은 공원에 나왔으니, 신날만도 했다.

 

방바닥을 기어 다니던 때가 엊그제 인데, 벌써 다 커 버렸다.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여, 어른 같았으면 몸살 날 것 같았다.

그토록 잔디밭에서 뛰어다녔으나,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

 

하랑이가 유모차를 가르키며 중얼거리는 걸 보니,

자기 차라고 자랑 하는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르거나 뭔가 중얼대는 걸 보니, 곧 말도 할 것 같았다.

 

유모차로 녹번동까지 왔으니, 장거리 운행이었다.

떠나려고 유모차에 태우니, 이미 알아채고 손부터 흔들어댔다.

하랑이는 신나게 놀았으나, 어른들은 재롱이며 기쁨이었다.

 

하랑 공주님! 잘 가세요.

다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줘요.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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