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리얼리즘의 복권’전이 열린 ‘인사아트센터’에는 많은 분들이 찾아들었다. 

참여작가인 신학철, 임옥상, 민정기, 이종구씨를 비롯하여 전시자문을 맡았던 유홍준 교수와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도 있었고, 신경림, 안정환, 조준영씨 등 문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 외에도 장경호, 박불똥, 윤범모, 김형국, 타이거백, 정영신, 이갑철, 조정연, 김정대,

이인철, 최석태, 김형배, 최 열씨 등이 참석했다.

별도의 개막식이 없는데다, 전시가 6개 층에 분산되어, 얼굴도 못 본 분들이 많았다.

뒤늦게 편완식기자가 여기자 두 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신학철화백과의 인터뷰에 슬쩍 끼어들어 말을 건냈다.
“신학철 형님이 홀애비니, 주변에 참한 여자 있으면 소개 좀 해 주이소”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답했다.

“저 혼자 사는 독신인데, 전 어때요”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순진한 형님께서 “아니야! 나 임자 있어”하며 실토하고 만 것이다.

사실 형님은 10여 년 동안 형수님 병수발 하다 작년에야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셨다.

혼자 사는 게 안 서러워 주변에서 재혼을 권해 오던 중이었으나,

난 좋아하는 여인이 생겼다는 것을 진작 눈치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꺼낸 덫에 형님께서 실토하고 만 것이다.

올 해는 떡국 한 그릇 얻어먹게 생겼다.

그리고 기존의 작품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서정적 향토성을 띤 작품을 본

여 기자가 이런 작품도 그렸냐고 묻자, 그 대답이 걸작이다.
“나도 속살이 있어요”

이 전시는 2월28일까지 '가나인사아트' 전관에서 열린다. 입장료 3,000원


사진, 글 / 조문호
















































신학철작



인사동 ‘가나아트센터’에서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리얼리즘 미술을 재조명하는

한국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리얼리즘의 복권’전이 열리고 있다. 


민중미술은 1980년대 '현실과 발언'전으로 시작되어, 1984년 '한강미술관'개관, 1985년 '아랍미술관'의 

'20대의 힘'전 사건, 1985년 '민미협'창립, 1986년 '그림마당 민'개관 등은 70년대 이후 모더니즘 일색이던

화단에 큰 변혁을 일으키며 '80년대 미술'을 꽃피웠다.


작품들이 철거당하고 작가들이 연행되는 등 많은 질곡의 세월을 거쳤으나,

뜬 구름 잡듯, 현실을 무시한 예술지상주의에 쐐기를 박고, 미술이 사회현실에 참여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아무튼 기존의 미술이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면, 그 대척점엔 이른바 '민중미술'을 포함한 '리얼리즘 미술'이 있었다.


이 기획전은 당대의 정치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는 ‘민중미술’의 구작들이 주를 이루었다.

민중미술계열 전시였으나, 이와 전혀 무관한 오치균, 고영훈씨를 끼워 넣어 기획의도를 아리송하게 했다.



콜라주 기법을 통해 역사의 흐름과 모순을 그려 낸 신학철의 한국 근대사, 황재형의 사북탄광 풍경과 광부,

그리고  이종구의 쌀 포대에 그린 농민들의 모습,  형상의 근원을 찾아가는 권순철,

시대의 부조리한 현실을 의식의 각성과 시각적 혁신을 보여주는 임옥상의 들불,

실경 산수를 새롭게 해석하는 민정기씨 등 우리나라 민중미술가 여섯 명이 참여했다.


이 전시는 우리 미술사의 한 부분을 다시 보여 준다는 것 외는, 큰 의미는 지니지 못했다.

참신한 기획력이 없고, 전시 구성도 왔다 갔다 했다.

민중미술 작가군에 끼지 않는 이질적인 작가를 뒤 섞어 놓은 것도 속보인다.

사실 단색화그림의 인기에 이어, 민중미술이 뜨고 있는 현실을 간파한 기획전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민중미술의 특징은 사회적 현실을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향수를 돌아보다 것 보다, 현재 진행형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그 많은 민중작가들을 제외한 채, 유명작가 위주로 향수를 건드린다는 건, 다분히 장삿속이다.

이건 오히려 민중미술의 힘을 꺾으려는 의도가 숨은 게 아닌 가 의심된다.

그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지난 달 ‘인사가나아트’에서 열린 “7인의 사무(또)라이”전을 들고 싶다.

이 전시는 우리나라 민중미술의 일선에서 활약하는 젊은작가들이 모여,

없는 돈 끌어 모아 대관료까지 물고 열었으나, 전시 직전 갤러리 측에서 제동을 걸었던 전시다.

결국 전시장 입구에 가림 막을 치고 미성년자는 볼 수 없는 전시로 합의하여 전시는 치렀지만,

지레 겁먹어, 스스로 본색을 더러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화예술로 돈 버는 이가, 무슨 권력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단 말이냐?

못된 자본권력이 문화권력으로 둔갑해 예술가들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가나인사아트' 전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3,000원


글/ 조문호


전시된 황재형 작품일부


신학철작


신학철작


황재형작


황재형작


황재형작


이종구작


이종구작


권순철작


권순철작



임옥상작


임옥상작



민정기작


민정기작


오치균작


오치균작


고영훈작


고영훈작


위 아래 작품은 신학철씨의 작품으로 기존작품과는 전혀 다른 서정적 향토성을 띄고 있다.

소장자는 본 전시자문을 맡은 유홍준교수


리얼리즘의 복권 Reinstatement of Realism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
Eye and Mind of Korean Contemporary Art II展

 2016_0128 ▶ 2016_0228



권순철_갯펄 아낙_캔버스에 유채_100×72cm_1975

초대일시 / 2016_0128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고영훈_권순철_민정기_신학철임옥상_이종구_오치균_황재형


유홍준 교수 강연한국 현대미술에서 리얼리즘의 복권에 대하여2016_0203_수요일_03:00pm~06:00pm

공동 기획 / 가나아트_가나인사아트후원 / 가나문화재단

관람료 / 30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전시 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가나인사아트센터

GANA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www.ganaart.com



가나아트는 한국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전환의 시기였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리얼리즘 미술을 오늘의 시각으로 재조명하고자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 - 리얼리즘의 복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이라는 주제로 기획하고 있는 전시 가운데 두 번째 전시로, 특수한 시대적 상황 가운데 등장한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의 대표작가 권순철(1944- ), 신학철(1944- ), 민정기(1949- ), 임옥상(1950- ), 고영훈(1952- ), 황재형(1952- ), 이종구(1954- ), 오치균(1956- )의 주요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 예술에서 리얼리티의 재현이란 단순히 실재하는 대상의 외관을 충실히 모사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상을 포함하는 정황에 대한 감각과 인식 전부를 아우르는 총체화 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리얼리즘은 역사를 기록하거나 현실의 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시대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진정한 면모를 드러내는 역할을 해왔다. 80년대 이후 한국의 미술화단을 주도했던 주된 흐름 또한 당대의 삶과 정신 그리고 예술혼을 담아 내고자 부단히 노력했고, 특히 한국적 리얼리즘을 중심으로 근대 서양미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우리 미술의 주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권순철_캔버스에 유채_61×50cm_1977



신학철_풍경 1_종이에 콜라주_53×104cm_1980


민정기_벽계구곡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336cm_1992


임옥상_귀로_종이 부조에 먹, 채색_180×260cm_1984


이종구_종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1cm_1996


이종구_이씨의 여름_부대종이에 아크릴채색_150×210cm_1991


고영훈_새_종이와 오브제애 아크릴채색_230×180cm_1998


고영훈_The Human History_천에 아크릴채색_120×167cm_1990


권순철은 인물과 풍경의 형상을 해체함으로써 얻어낸 리얼리티의 근원에 집중하였고, 신학철은 특유의 극사실주의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역사의 흐름과 현실의 모순을 독창적인 화법으로 소화했으며, 민정기는 추상에서부터 구상, 키치(kitsch), 그리고 실경 산수를 새롭게 해석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사회적 현실과 소외를 드러내고자 했다. 임옥상은 격변하는 시대의 부조리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해석하며 의식의 각성과 시각의 혁신을 보여주었고, 이종구는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붕괴된 농촌을 배경으로 삶의 애환, 분노, 좌절, 희망 등이 얽힌 현실을 객관적인 시각과 극사실적 표현으로 담아냈다. 또한 오치균은 어두운 지하철 풍경이나 슬럼가의 노숙자,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인체를 통해, 치열한 사회의 이면에 자리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냈고, 황재형은 무거운 노동과 삶의 무게를 지닌 탄광촌의 광부를 주제로 하여 단순한 인물의 재현을 넘어서는 당대의 처절한 현실을 통해 원초적 생명력을 표현했다. 한편, 고영훈은 인간의 문명을 상징하는 동서양의 고서(古書)들 위에 자연의 상징인 돌 혹은 시계와 삽 등의 오브제를 융합시키는 등 환영의 극한을 보여주는 화면을 통해 실물의 재현을 넘은 독특한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오치균_인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7×60cm_1989


오치균_인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6.5×106.6cm_1989


황재형_군상_판에 종이부조_122×244cm_1986


황재형_아버지의 자리_캔버스에 유채_227×162cm_2013


이번 전시를 통해 이른바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사회적, 시대적, 역사적 인식과 각성으로 나타난 한국 리얼리즘의 면면을 살피고, 이것이 단순히 한 시대나 사회의 한정된 흐름이 아닌 우리 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가는 주요한 흐름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음 살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Vol.20160128d | 리얼리즘의 복권-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II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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