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북에 들어와, 세상 도는 꼴을 낱낱이 알았다.
모르는게 약이라며 등 돌리고 살았으나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잘 못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게 정치이기에 정당 입당부터 작정했다.
여지 것 정치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악을 쓰고 말렸으나, 욕심만 없다면 말릴 일은 아니었다.

지난 28일, 예술가들을 규합하겠다는 야심찬 생각으로 인사동에 나갔다.
‘리얼리즘의 복권’전이 열리는 ‘인사아트’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
‘유목민’에서 화가 장경호, 시인 조준영, 한겨레 논설위원을 지낸 김형배씨와
목만 축이고 ‘무다헌’으로 옮겼더니 신학철선생께서 먼저 와 계셨다.
뒤 이어 박불똥, 이인철, 최석태, 박은태, 김정대, 조경연씨가 들어왔다.

신학철 선생과 함께하는 술꾼 모임을 늘 ‘신학철사단’이라 불러왔다.
술 마시는 것도 전투에 속할지 모르지만, 무언가 일을 작당하려는 속내도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준영시인을 비롯한 한 두 사람만 빼고, 모두 정의당원이었다.
술자리에서 정치이야기는 안 하니까, 여지 것 나만 몰랐던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악역 있으면, 좀 맡겨 달라고 신학철선생께 부탁했다.
죽든 살든 끝장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치란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고, 이성으로 하는 거야.
여지 것 잘 하고 있잖아. 그대로 사진이나 찍어..”
하긴 늙은 놈이 힘쓸 것도 아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그 것 뿐인 것 같았다.

소주, 맥주, 양주 등이 오가는 술잔 속에 모두들 취하기 시작했다.
그 날 소주를 꽤 마셨으나, 왠지 술이 취하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라지만, 마음은 온통 초저녁에 본 ‘리얼리즘의 복권’전에 꽂혀 있었다.
자본권력에 농락당한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뜻밖의 소식도 들려왔다.
이인철씨가 ‘민미협’ 이사장을 맡았다는 소식도 들었고,

김정대씨는 더 큰 갤러리를 만들어 본격적인 화상으로 돌입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업을 확장하는 일이야 좋은 일이지만, 감투를 쓰는 것은 그렇게 달가워 보이지 않았다.
단체라는 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욕먹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좌우지간 누군가 맡아야기에, 잘 끌어가길 바라며 축하해 주었다.

음악회에 갔던 아내도 돌아왔는데, 술 시간이 왜 그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일찍 일어났으면 좋으련만, 결국 마지막 지하철을 놓치고 말았다.
아내와 택시 뒷자리에서 느긋하게 가는 맛도 좋았지만, 스스로를 자성하는 시간도 되었다.
사단장님 말씀처럼 감정을 다스리려면 먼저 마음에 맺힌 분노를 녹여야하기 때문이다.
열 받지 말고, 닥치는 일을 편안하게 대처하자.

사진 :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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