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참 간사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덥다고 난리치더니, 하루아침에 춥다며 웃옷을 찾는다.


사실, 쌀쌀해지면, 술 맛 나는 계절 아니던가?
술 생각에 새꿈 공원으로 나갔더니, 여기 저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구멍가게 강재원씨는 이미 맛이 가버렸더라.
어머니 몰래 소주 몇 병을 빼돌려 놓고 허풍을 떨어댔다.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자락에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었다.
이남기씨의 빠진 이빨 사이로 즐거움이 넘쳐 흘렀다.






이홍렬씨는 소주파가 아니라, 주위만 맴돌았다.
내가 막걸리 한 병을 사서 자리를 만드니,
그 때야 한 잔 하시며, 옛이야기를 꺼냈다.
아마 추석명절의 쓸쓸함이 유난히 길어, 그 때가 그리운 것 같았다.






20여 년이 지난 추석 전 날, 공중화장실 청소를 하다 돈뭉치를 주웠다는 것이다.
거금 백만원이나 들어있는 쇼핑빽에 눈이 번쩍 뜨인 것이다.
그 날 청소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 코가 비틀어지게 마시고,
남은 돈은 명절 보너스 로 나누어 가졌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없는 사람들 적선했으니, 아마 복 받았을 거다.
그래도 혼자 챙기지 않고, 함께 나누었으니 인간적이지 않은가?
신고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도리지만, 어찌 혼자 독식하는 야박함에 비할소냐.





지난 해 동자동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 다섯 쌍 중의 두 내외도 나와 있었다.
이기영, 홍홍임씨 내외와 김만귀, 이경희씨 내외는 찰떡궁합이다.
그 날도 두 내외가 짜장면으로 정분을 나누었는데,
김만귀씨 아들 정훈이가 동내재롱 다 부린다. 동자동의 유일한 기쁨조다.






이 날은 ‘구글 보지’로 통하는 유씨도 등장했다.
사실은, 이름보다 별명이 더 잘 기억된다. 옆에서 나누는 이야기도 그랬다.
“꼭다리 옆방이 짹짹이 방이잖아” 이름은 얼른 기억나지 않지만, 별명은 바로 나온다.
날 어떻게 부르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찍새로 불러다오.






그날의 화제는 어딜 가나 지갑 분실사고 였다.
지난 추석 전 날, 이모씨가 지갑을 분실한 모양인데, 그 일로 뒷말이 많았다.
CCTV에 줏는 사람 모습이 찍혔다며 경찰까지 개입했으나,
아무도 이씨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만큼 동내에서 인심을 잃은 것이다.






이미 술이 취해 있었는데, 인사동에서 술친구들이 날 불러 재꼈다.
인사동‘툇마루’로 자리옮겨 마시느라, 지갑에 만원짜리 한 장 달랑 남겼는데,
그마저 임자가 따로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서울역에서 지하계단을 올라가다 옆방에 사는 최완석씨를 만났는데,
구석에서 노숙자 한 사람이 손을 흔들어댔다.
자세히 보니 “소주 한 병과 김밥 한 줄이 소원”이라던 이상구씨였다.






몇 달 만에 만났는데, 얼굴도 많이 상했지만, 다리를 다쳐 목발을 옆에 두고 있었다.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찾길래,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지갑을 마저 털어야 했다.
누구에게 구제 금융을 요청하던, 그건 내일 일이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 든 이상구씨의 고마워하는 표정에 내일 걱정까지 사라지더라.






“돈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니던가”


사진,글 / 조문호




페이스북 친구가 된 김길석씨와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내 손이 잛아 나는 반토막만 나왔네






































지난 4일 오후5시, ‘동자희망나눔센터’2층에서 동자동 5월 주민자치회의가 열렸다.
김장수씨를 비롯한 23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이날 자치회의는 위원장을 선출하는 날이었다.
지난 달 회의에서 김병택씨가 신임을 얻지 못해 재투표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김병택씨 대신 김만귀씨가 출마해 찬성20명, 무효표3명으로 당선되었다.

무효표로 나온 3명도 표기방식이 달랐을 뿐이지 사실상 찬성이나 마찬가지라

참석한 전 주민의 지지를 받아 위원장에 선출된 것이다.





마치 율 부린너같은 겉모습만 보아도 일은 잘할 것 같았다.

김만귀씨는 언변이 어눌하여 나처럼 농아리를 잘 풀지 못한다.

인사말 하라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란 한마디로 끝냈다.

씨잘데 없는 공치사로 시간 끄는 인사말보다 얼마나 시원하냐?

대개 말 많은 사람들이 실속이 없다.





그런데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 배부한 ‘5월 주민자치회의공지사항에 보니

지난달과 달리 주민 자치회의 위원장 선출을 반장 선출로 잘 못 표기해 놓았다.

실무자의 실수로 여기고 싶으나 운영위원 선정에 대한 언급이 없어 조직을 축소시켜

자치 업무를 제한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도 생각되었다.

천여 명이 넘는 동자동 주민의 자치기구 대표를 반장으로 격하시키는 것도 우습지만,

이건 반장을 통해 모든 걸 관장하려는 불순한 의도로도 볼 수 있다.





김만귀 위원장은 서로 협의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10명 내외의 운영위원회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

모든 주민들의 의견은 그 운영위원회의를 거쳐 상담소에 전달되고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명실상부한 주민자치회의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운영에 대한 정관도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





관리업체의 종이 될 것인지 주인이 될 것인지의 심각한 사안이다.

서울역쪽방상담소는 이제부터 주민자치회의에 관여하지마라.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공지상황만 알려주면 된다.

 

회의가 끝난 후 이기영, 이남기, 김만귀, 김장수, 강완우, 김진호씨 등

여러 주민들이 어린이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한담을 나누었다.

그 자리에서 김만귀 위원장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그는 내년에 쉰이 되는 일하기 딱 좋은 나이였다.

그리고 40여 년 동안 동자동에서 살아 온 원주민이라

주민들의 어려움이나 불편함 등의 고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조직이 구성되지 않은 터라 많은 것은 물어 볼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갈 작정이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서울역쪽방상담소와의 원활한 협력관계를 만들고,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고 시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 조문호






서울역 쪽방상담소의 5월 공지사항

 

[무료진료 일정안내]

511() 오후730(드림의료봉사단 무료진료) 성남교회

518() 오후8, (한방진료 및 이미용) 동자희망나눔센터

521() 오후2, (명성의료봉사단 무료진료) 새꿈나눔터(청운고시지하)

525() 오후730, (드림의료봉사단 무료진료) 성남교회

 

[5월 후원 및 자원봉사단체 활동 일정 안내] 

517() 코오롱 직원 봉사활동 (반찬서비스 부식 만들기)

527() 너나들이 단체 봉사활동 (급식200명 제공)

 

[2017년 상담소 지원사업 운영] 

513() 어르신의 날 행사 진행 (용산 가족공원)

# 동자경로당 앞에 8시까지 집결하여 차량으로 이동

[식사, 공연관람, 기념품 배부]

 

516() ‘현대엔지니어링-디딤돌문화교실 프로그램진행

매주화요일 1030분부터 12시까지 총20[선착순20]

생활용품 제작반 (쥬얼리공예, 냅킨아트, 바느질공예)

운영후 수료증 발급, 참여자 나들이 진행예정, 우수작 시민청 전시

사진반(동대문), 풍물반(영등포), 서예반(종로) 관심있는 분은 주민센터에 접수

 

517() 야크희망도전단 4기 산행 진행 (강원 오대산)

523() 일자리박람회 참가 (서울시청 서쪽광장)

530() KT&G 어르신 나들이진행 / 파주 벽초지 수목원(사전 접수자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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