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맛집은 많은 곳이 있으나 그 중 통나무식당, 플러스 84, 관훈맨션, 꽃밥에피다, 북촌손만두, 부산식당, 개성만두 궁 등 인사동 맛집 일곱 곳을 소개한다.

 

1. 통나무식당 

 

낙원상가 맞은편에 위치한 통나무 식당은 매스컴에도 자주 방영된 노포 맛집이다.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허름한 매장은 아귀찜의 맛을 더해준다. 대표 메뉴인 아귀찜은 매콤 달콤한 숙성 양념장에 생 아구와 각종 채소를 넣고 맛을 낸다. 아삭한 콩나물에 쫄깃한 아구 살을 감싸 겨자장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 되며, 입 안에서 톡 터지며 고소한 육즙이 매력적인 아구 껍질도 인기가 있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원동 45-3

‣ 메뉴 : 해물찜(6만 원), 아귀찜(6만 원), 아귀탕 지리(6만 원)

‣ 운영 시간 : 11:00 ~ 23:00

2. 플러스 84 

 

베트남 출신 남매가 함께 운영하는 '플러스 84'이다. 야외 석부터 매장 내부의 다락방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 메뉴는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느억맘 소스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쌀국수 면, 채소를 푹 찍어 한입에 즐기는 분짜이다. 은은한 불향이 입안 가득 퍼지고 뒤이어 새콤한 소스와 싱싱한 채소가 뒷맛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기호에 따라 고수를 추가하여 향긋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06

‣ 메뉴 : 쇠고기 볶음밥(9천5백 원), 스프링롤(8천5백 원), 반미 그릴 레몬그라스 포크(7천 원)

‣ 운영 시간 : 11:00 ~ 21:30

 

3. 관훈맨션 

 

관훈 맨션은 인사동 쌈지길 인근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매장 들어서는 입구 쪽에 마련된 음식 모형들이 예스러운 느낌을 한층 더해준다. 매일 아침마다 효자 베이커리에서 갓 구워진 모닝 빵을 공수하여 식전 빵으로 제공한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5-2

‣ 메뉴 : 비엔나커피(6천5백 원), 경양식 돈가스(1만 3천 원), 새우 로제 파스타(1만 6천 원)

‣ 운영 시간 : 11:30 ~ 23:00

 

4. 꽃밥에피다 

 

꽃 밥에 피다는 친환경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여 건강한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북촌 한옥마을, 쌈지길 등 관광지와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대표 메뉴는 비빔밥 재료를 노란 달걀지단으로 감싼 후 꽃 한 송이를 올린 보자기 비빔밥이다. 직원이 지단을 잘라주면 취향에 따라 참기름, 볶음 고추장을 넣어 즐기면 된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18-27

‣ 메뉴 : 보자기 비빔밥(2만 원), 정말 소중한 꽃밥(3만 9천 원), 매콤 제육 비빔밥 세트(2만 원)

‣ 운영 시간 : 11:30 ~ 22:00

 

5. 북촌손만두 

 

3대째 이어져 오는 만두 전문점 북촌 손만두의 본점이다. 고기와 김치, 잡채 등의 소를 넣고 직접 빚은 만두를 한 번 찐 뒤 바삭하게 튀겨내는 튀김만두가 인기이다. 찐만두와 굴림만두, 모둠 만두 등의 다양한 만두와 구수한 사골 국물에 끓여내는 칼국수도 준비되어 있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관훈동 42-2

‣ 메뉴 : 찐만두(3천5백 원), 튀김만두(3천5백 원), 굴림만두(4천5백 원), 북촌 피 냉면(5천5백 원)

‣ 운영 시간 : 11:00 ~ 20:30

 

6. 부산식당 

 

주문을 받은 후에 새로 밥을 짓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만 좋은 밥맛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윤기 나는 밥과 조미료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 개운한 생태찌개가 인기 메뉴이다. 생태찌개는 꽃게를 함께 넣고 끓여 국물이 시원하고 부드러운 생태의 촉감이 특징이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0

‣ 메뉴 : 생태탕(1만 2천 원), 생두부(5천원), 생태탕(1만2천원), 내장 추가(3천 원)

‣ 운영 시간 : 11:30 ~ 22:00

 

7. 개성만두 궁 

 

인사동에 위치한 75년 전통의 개성만두 궁은 개성식 만두와 조리 떡국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장정의 주먹만 한 만두는 두부, 숙주나물, 배춧속, 부추 등으로 속을 채우고, 직접 만든 만두피로 식감을 잘 살려냈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다. 만두 이외에도 전, 보쌈 정식 등 다양하고 정갈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모임에도 좋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30-11

‣ 메뉴 : 개성 김치만두전골(1만 7천 원), 개성 고기만두전골(1만 5천 원), 콩국수 정식(1만 5천 원)

‣ 운영 시간 : 11:30 ~ 20:00

 

 

'민가다헌' 퓨전 한정식 독특
개성·안동·호남음식 전문점들
다양한 식재료, 전문식당도 즐비

 

 

 

 

 

 

인사동의 맛집에 관한 이야기라면 우선 '민가다헌'부터 시작해야 옳다. 인사동은 조선시대부터 한양의 4대문 안이었다.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꾸준히 도심에 속했다. 유서 깊은 동네이니 역사가 없을 리 없고 이야깃거리도 있다.

민가다헌은 '퓨전한정식 집'이다. 태극기 문양으로 모양을 낸 비빔밥이 있고 와인과 쇠고기 산적(散炙)으로 '마리아쥬'를 보여주는 집이다.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이집의 역사와 유래다. 민가다헌의 원래 주인은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익두다. 아버지 민보식이 똑 같은 한옥 두 채를 지어서 두 아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한 채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자리에 있었고 나머지 한 채가 현재의 '민가다헌'이다. 한옥이라고 하지만 전통한옥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이니 서양식, 일본식 모양새가 숨어들었다. 실내외를 보면 한옥이긴 한데 마치 서양건물이나 일본건물의 냄새가 난다. 굳이 표현하자면 '퓨전 한옥'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퓨전한식을 내새웠다. 된장에서는 일본 미소의 냄새가 나고 술은 와인 위주로 내놓는다. 새싹비빔밥도 마찬가지. 한식은 원래 생채(生菜)가 아니고 숙채(熟菜)였지만 이집에서는 퓨전 스타일로 생채를 내놓는다.

오랜 전통을 지닌 인사동에 지방 고유의 음식들이 없을 리 없다. '안동국시소람'은 경북 안동의 건진국시와 몇 가지 곁들이 음식들을 내놓는 집이다. 업력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수준급의 음식을 내놓고 있다. '안동국시 집'이니 안동국시가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곁들이 음식으로 나오는 문어초회, 정갈한 부침개, 메밀묵 등도 먹음직스럽다. 전(부침개)과 국수는 원래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음식이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손님맞이나 제사 등에 사용한 음식이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로운 음식이다. 국수는 인스턴트로 편하게 먹는 음식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 시대의 생각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하더라도 전기가 귀했고 일상적으로 고운 가루를 얻는 것은 불가능했다. 고운 가루가 없으면 국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동의 국수는 제사와 손님맞이에 사용한 귀한 음식이자 집집마다 고유의 국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발달한 음식이었다. 건진국시가 안동음식일 뿐만 아니라 국수 자체가 반가의 음식이었다.

'개성만두궁'은 이름 그대로 황해도 일대 그중에서도 개성식의 만두 종류를 내놓고 있다. 개성은 지금은 북한이지만 원래는 경기도에 속하기도 했던 중부권의 도시다. 음식이나 문화가 모두 북한식이라기보다는 중부식, 한양의 그것들과 닮았다. 만두도 북한식 큰 만두보다는 작다. 맛과 향이 강하지 않고 기품이 있는 반가의 음식이자 문화다. 재미있는 것은 조랑이 떡국.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목을 누르는 것같이 만들었다는 '조랑이 떡국'은 전통적인 개성 음식이다. 고려의 수도 개성에 살았던 사람들이 고려를 망하게 하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잘록한 허리 등 모양이 너무 아름다운 조랑이 떡국에 '미움'이 묻어 있는 것은 참 서글프다. 좀 더 아름답고 세련된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지 않을까? 개성만두궁의 음식은 심심하면서도 재료의 맛이 살아 있다. 도심이자 관광특구인 인사동에 이 정도로 고유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는 음식점이 있는 것은 다행이다.

'신천'은 호남음식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서 원래 음식이 아니라 간장게장 등 관광객들이 원하는 메뉴를 덧댄 것은 아쉽지만 짭짤한 간이 살아 있는 호남의 맛을 보여주고 있다.

'두레'는 의미가 있는 밥상이다. 두레는 지역별 향토음식, 지역별 식재료를 뛰어넘는 음식을 내놓고 있다. 현 주인의 윗대부터 경남 지방에서 음식점을 경영했다. 음식점으로는 2대전승인 셈이다. 의미가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두레의 음식이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기에 맞는 재료를, 전국 어디서나 공급받아서, 주방의 솜씨를 최대한 살려서 내놓는다"는 것이 두레의 음식이 지니는 의미다. 지역별 특산물이든 향토음식이든 사실은 의미가 없어졌다. 전국 어디서나 각 지역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1일 생활권인 나라에서 지역별 식재료를 논하는 것도 우습다. 두레는 오래 전에 이런 부분을 넘어섰다. 시기별로 가장 좋은 식재료를 구해서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내놓는다. 한식의 경우, 음식의 맛을 정하는 식재료가 아니라 장(醬)이다. 우리 조상들은 귀한 식재료를 구하지 않았다. 집집마다 음식 맛이 다른 것은 장의 맛이 달랐기 때문이다. 두레는 이 평범한 진리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인사동에서 꾸준하게 고집하고 있다. 당연히 음식은 매일 달라진다.

'인사동김치찌개'는 '간판이 없는 집'으로 유명하다. 실제 간판이 없고 '김치찌개'라고 쓴 간판만 하나 붙어 있다. 오래 전에 있었던 실비집, 밥집 같은 스타일이다. 실비집의 원형은, 손님이 식재료를 가져가면 얼마간의 조리비용만 받고 싼 값에 푸짐하게 음식을 내놓았던 집이다. 물론 인사동김치찌개는 실비집은 아니지만 지금도 싸고 푸짐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초정'은 우거지, 시래기로 널리 알려진 집이다. 하찮은 식재료인 시래기를 이용하여 정갈한 음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산촌'은 채식전문식당이자, 저녁에는 공연을 하는 집으로 널리 알려졌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채식, 사찰음식을 좋아하는 이들도 자주 찾는다.

 

주간한국/ 황광해 음식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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