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통 문화와 복합 예술의 중심지, 곳곳에 수십 년 이상 된 미술품 등 가게


[아주경제 : 이광효기자]

인사동에서 한 외국 여행객이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앞에 놓인 종이에는 '안녕하세요. 저는 러시아에서 왔어요. 여행 중이고 노래를 좋아합니다.

제가 여행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사진=이광효 기자]



지하철 3호선 ‘안국’ 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북인사 관광안내소’, 지하철 1·3호선 ‘종로3가’ 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남인사 관광안내소’에 도착한다. 


인사동에는 화방·화랑이 많다. [사진=이광효 기자]



‘종로2가’부터 관훈동 북쪽에 있는 ‘안국동 사거리’까지가 인사동 거리로 하루 3만∼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다.



인사동에는 공예품 등을 파는 가게가 많다. [사진=이광효 기자]



인사동은 북촌과 종로 사이로 조선시대에는 역관, 기술자, 예술가 등 양반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중인들이 주로 살던 지역이었다.

조선 초기부터 예술 관련 업종이 번성했던 곳으로 우리나라 미술의 중심지였다.



인사동에 있는 한 고미술품 가게에서 파는 고미술품들은 최소 100년이 넘은 것들이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만들어진 잔도 있다.

여기서 파는 고미술품들 중엔 해외 반출이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사진=이광효 기자]



1930년대에는 서적 및 고미술 관련 상가들이 들어섰고 1970년대에는 최초로 상업적 성격의 현대식 화랑이 개업했다. 이후 상설 전시 및 판매장 형식의 화랑들이 늘었다. 1980년대에는 골동품, 고가구, 공예품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들이 속속 들어섰다.

◆신라서 만들어진 잔 파는 고미술품 가게도


인사동 '쌈지길 체험공방' [사진=이광효 기자]



인사동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존하는 곳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을 감상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오래된 미술 관련 상점들이 많고 1960년대부터 2대째 엄선된 한지만을 팔고 있는 한지 전문 매장도 있다.



인사동에 있는 개성만두 식당에서 '만두전골'이 끓고 있다. [사진=이광효 기자]



한 고미술품 가게에선 제작된 지 최소 100년이 넘은 고미술품들을 판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만들어진 잔도 살 수 있다. 
다양한 공예품을 직접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2004년 12월 18일 문을 연 ‘쌈지길’은 다양한 공예품 등을 살 수 있는 공예·디자인 전문 쇼핑몰이다.

쌈지길에는 도자, 섬유, 금속, 목공예 등의 공예숍과 젊은 작가·디자이너들의 신선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숍이 있다. 마당에서는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린다. 지하 1층 체험공방에서는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전 세계 무전 여행객들에게도 사랑 받는 여행지
 


'꿀타래'는 인사동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사진=이광효 기자]


인사동은 전 세계 무전 여행객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곳으로 외국 여행객이 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오래된 맛집들도 많다. 개성만두 식당은 70년 넘게 3대째 운영되고 있다. 지금도 만두피만 제외하고 직접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를 빚는다. 
인사동의 대표 길거리 음식은 ‘꿀타래’. 꿀타래는 왕과 귀한 손님에게 진상하던 궁중 다과로 꿀과 엿기름을 숙성해 만든다. 1만6000 가닥의 실은 장수와 건강, 행운과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이북 음식은 대체로 큼직하고 푸짐하다. 겨울이 길고 추워 음식의 간이 세지 않고 매운맛도 덜하다. 만두는 냉면 다음가는 인기를 누리는 이북 음식이다. 냉면의 계절이 가면서 만두의 계절이 오고 있다. 냉면은 평양과 함흥이 서로 호각지세를 이룬다면, 만두는 평양뿐 아니라 개성에도 뿌리를 둔 음식이다. 그래서 세간에선 평양만두와 개성만두를 은연중 비교 대조한다. 두 지방의 만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분단과 상업화로 지역적 차이 흐릿해져

우리가 평양만두, 또는 개성만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모양은 어떻게 생겼고, 만두 소는 무엇이 들어갔고, 맛은 어떤지 등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이 기준이 서로 다르다. 여기저기 떠도는 자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출신지가 같은 사람끼리도 상이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동안 모호하고 막연했던 평양만두와 개성만두의 정체성을 전문점을 통해 알아보고자 했다. 양 지역의 만두를 대표할 만한 만두집을 각각 두 곳씩 들렀다. 이 집들은 대중적 지명도가 높고 비교적 오랜 업력을 지닌 곳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양만두와 개성만두의 의미 있는 정체성을 귀납적으로 밝혀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여전히 모호하고 혼란스러웠다. 물론 평양만두와 개성만두는 서로 달랐다. 그러나 평양과 개성이라는 지역과 문화의 차이라기보다는 점포 환경이나 점주 성향의 차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했다. 또한 개성만두집 끼리, 평양만두집끼리 ‘정체성’으로 묶을 수 있는 선명한 공통 요소들이 희박했다. 과연 평양만두와 개성만두의 실체가 본래 있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좌) 개성식 궁 만두, (우) 평양식 평양면옥 만두
 

 

이러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만두의 근거지를 이격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도 문화이므로 특정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공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평양과 개성이라는 만두 문화의 토대와 멀어진지 반세기 넘게 지났다. 해당 지역에서 살았던 소수 사람들의 기억과 음식 솜씨에 의존해 명맥만 겨우 유지하다보니 원형이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향토음식이 상업화되는 과정에서 고객 입맛과 타협하면서 그 정체성이 탈색된 측면도 있다. 반세기 전 개성과 평양 사람의 입맛과 지금의 남한 사람 입맛은 다르다. 자기네 식구나 손님 접대용 가정식 만두가 외식사업 메뉴로 전환하면서 상품으로 진화했다. 이런 현상은 냉면도 비슷한 처지나, 만두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크고 투박한 평양만두, 작고 세련된 개성만두


디테일한 정리는 어렵지만 일단 거칠게나마 평양과 개성의 만두 특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만두 크기는 평양만두가 개성만두에 비해 크다. 허균의 ‘도문대작’에도 대만두(大饅頭)는 의주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처럼 잘 만든다고 적었다. 대체로 중국에 가까울수록 만두 크기가 컸던 듯하다. 즉, 의주-평양-개성-서울 순으로 크다. 전체적으로 보면 평양만두는 서민적이고 투박하며 실속을 중시하는 반면, 개성만두는 귀족적 세련미를 중시하는 느낌이다. 물론, 개성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고기가 들어간 귀족적 만두를 먹었을 리는 없다.

평양 만두는 주로 두부, 김치, 숙주나물, 부추, 돼지고기를 소로 넣는다. 풍성한 만두소를 푸짐하게 씹는 맛과 담백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그런데 개성만두를 자임하는 어떤 업소에서는 오히려 두부, 김치, 숙주나물을 개성식 만두소의 필수 재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 개성만두는 두부와 김치의 비율이 평양만두보다 적고 호박 부추 생 채소가 많이 들어가 퍽퍽한 맛이 적고 깔끔하다. 특히 여름철에 호박이나 오이를 고기와 섞어 만두소를 채운 편수의 존재는 개성 만두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편수 얘기가 나온 김에 편수의 명칭 유래에 대한 필자의 평소  견해를 간단히 밝히고 싶다.

궁중에서 물만두를 병시(餠匙)라고 했는데(숙종조, 진연의궤) 아마도 ‘고깔모양의 병시(물만두)’라는 뜻으로 고깔 변자를 써서, ‘변시(弁匙)’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것이 뒤에 ‘편수’로 정착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조심스런 생각이다. ‘동국세시기’와 ‘웅희잡지’에는 편수를 ‘변씨만두’로 소개하면서 변씨가 처음 만들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민간어원설에 근거한 소박한 추론이 아닌가 싶다. 한편 '규합총서‘에는 변시만두, ‘훈몽자회’에서는 변시로 표기하였다.

 

평양면옥 만두

 

 

[평양] 큼지막한 외형에 고소한 두부 맛 여운 남아
서울 도곡동 <장충동 평양면옥>


몇 대째 이어오는 평양냉면의 명가로 유명한 집이다. 첫눈에도 큼직한 만두는 어린애 주먹만 하다. 생김새는 마치 커다란 교자의 양 끝단을 접어서 붙인 모양새다. 만개하기 직전의 모란 꽃봉오리 단면과 흡사하다. 1만1000원에 큼지막한 만두 6개를 준다. 만두가 큼지막할 뿐 아니라 만두소가 꽤 단단하게 들어있어 성인 남성이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불만스럽지는 않다. 만두피는 두께도 적당하고 쫀득해 씹는 느낌이 좋다.
만두소는 숙주, 두부, 돼지고기, 파, 양파 등을 넣었다. 씹으면 미약한 후추향 같은 느낌이 감돈다. 두부와 숙주나물이 전체적으로 많이 들어있는데 특히 두부의 고소한 맛이 여운으로 남는다. 만둣국의 국물은 소고기 양지 국물이라고 하는데 얼핏 닭 육수처럼 당기는 맛이 난다. 간이 세지 않으면서 묵직한 맛이다. 많은 양은 아니나 양지를 얇게 찢은 고명을 고춧가루 양념과 함께 얌전하게 올려 내온다. 주문하기 전에 따끈한 면수를 준다. 면수의 구수한 맛이 만두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단아하게 담은 김치와 무절임이 나온다. 김치는 젓갈을 넣지 않아 개운하고 생각보다 맛이 들었다.


평안도만두집 만두

 

 

[평양] 고향의 맛 원형 간직하려 양파 넣지 않아
서울 광화문 <평안도만두집>


서울 여의도에서 17년을 운영하다가 이전해 현 위치에서 10년째 성업 중이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명성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다. 주인장의 부친이 평북 용천 출신으로 만주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했다고 한다. 만두는 주인장이 직접 빚는다. 투박한 유선형의 만두는 평양만두 치고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래도 만두는 작지만 단단한 편인데 6개에 9000원이다.
만두소는 숙주, 두부, 김치, 돼지고기, 대파를 넣는다. 다른 집들은 조미 차원에서 양파를 다져넣는데 이 집은 양파가 없다. 평안도 지방 만두 맛의 원형보존 차원에서 일부러 양파를 넣지 않는다고 한다. 본래 평양만두에는 양파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과 두부나 숙주의 맛이 정제되지 않은 원초적인 맛으로 느껴진다. 만둣국은 <장충동 평양면옥>처럼 양지로 국물도 내고 고명으로 얹어준다. 빨간 고춧가루 양념도 비슷하다. 다만 고춧가루 양념이 진해서 국물이 좀 더 매콤하다. 특이하게 적은 양이지만 공기밥을 함께 내준다. 반찬도 버섯장아찌, 김치, 마카로니 샐러드 등 만두의 찬으로는 푸짐하다.


 

궁 만두

 

 

[개성] 깔끔한 맛에 세련미 물씬
서울 인사동 <궁>


개성만두로 잘 알려진 75년 전통의 4대 전승을 자랑하는 집이다. 만두 모양은 서울지방에서 익히 보았던 둥그런 형태다. 평양만두와는 다르게 외형이 작고 얌전하며 단아하다. 만두 6개에 9000원이다. 만두소 재료는 두부, 숙주, 돼지고기, 부추, 배추가 들어갔다. 고기보다 채소 비율이 더 높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개성만두의 특징으로 꼽기도 한다. 속이 꽉 찬 만두를 뜯어보면 초록의 부추와 연둣빛 배추가 도드라져 보인다. 돼지고기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양파, 마늘, 다진 파에 고기를 재웠다가 쓴다. 채소 비율이 높아 담백한 맛을 기대했는데 돼지고기의 느끼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우월했다. 그러나 찬으로 나온 동치미나 깍두기 김치가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 동치미, 김치가 모두 시원하고 개운하다. 김치 맛은 매콤한 맛이 도드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장충동 평양면옥>이나 <평안도 만두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게 해서 내온 동치미는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끝까지 시원하고 개운하다. 특히 생강 맛의 여운이 좋았다. 국물은 소고기 양지를 쓴다. 멸치국물 맛도 살짝 비치는데 어쩌면 고명으로 올린 김가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고기, 파와 함께 올린 김 가루는 다소 양이 과하다. <궁>은 창가 쪽에 자리를 마련해 만두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광객이나 외국손님들에겐 좋은 볼거리도 제공하는 셈이다.



 

개성집 만두

 

 

[개성] 두부 파 빼고 멸치로 국물 낸 꾸밈없는 소박한 맛
서울 목동 <개성집>


처음 서울 역촌동에서 문을 열었다. 81세의 주인할머니가 30년째 운영하는 만두집이다. 할머니의 고향은 황해도 평산이나 부모님과 함께 경기도 개성의 외가에서 성장했다. 처음에는 보쌈과 빈대떡만 했다. 그런데 단골로 출입했던 방송국 직원들이 술 먹으면서 ‘국물 좀 없느냐’는 말에 집에서 만들어둔 만두를 끓여냈다. 그때 방송국 직원들이 맛있다며 손님들에게 돈 받고 팔라고 권유해서 메뉴화하기 시작했다.
만두는 굵고 투박하며 거친 듯한 대륙적 스타일이다. 오히려 <평안도 만두집>의 평안도 만두보다 덩치가 더 크다. 커다란 만두가 5개에 7000원이다. 만두뿐만 아니라 만두소의 입자도 어느 곳보다 거칠고 굵다. 겉모양보다 실속에 더 무게를 두려고 작정한 듯한 만두다. 돼지고기, 호박, 부추, 숙주에 내부에서 접착제 구실을 하게 하려고 달걀도 넣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두부와 파가 들어가지 않았다. 일부러 두부는 금방 쉬기 때문에 넣지 않았고 파는 맛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넣지 않았다. 그 대신 마늘과 참기름을 충분히 넣어 맛을 냈다. 국물도 양지가 아닌 멸치국물이다. 김치는 겉절이 스타일로 마늘이 많이 들어가 맛이 좋은데 칼국수와 먹으면 더 좋을 맛이다.

 

<장충동 평양면옥> 서울 강남구 논현로 28길 28   02-577-7784
<평안도만두집>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02-723-6592
<궁>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0길 11-3    02-733-9240
<개성집>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서로 47    02-2642-5695

[푸드뉴스] 기고= 글, 사진 이정훈

 

 


                                                                수도약국에서 인사동 10길로 진입하다 경인미술관으로 들어가면 정문 맞은편에 있다.
                                                                1인분에 8,000원인데, 손님이 많아 기다리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0-11 (전화 : 733-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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