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6시30분 인사동 '대청마루'에서 소설가 구중관선생의 칠순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다.


구중관씨는 첫 인사말에 "칠순잔치 때문에 청춘사업을 망쳤다"며 투덜투덜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가 사귀는 여성들이 나이가 60세도 채 안 된 노총각인줄 알고 있는데,

칠순 잔치를 한다는 소문에 모두들 나자빠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사실은 오래동안 잊고 있었던 불화가 장 춘씨를 상봉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25년만에 만났다는데, 너무 반가워 표정 관리하느라 정신을 못 차렸다.

그런데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을 훓어보니 유별나게 60에 달한 노총각, 노처녀들이 눈에 밟혔는데,

장 춘씨를 비롯하여 임계재, 공윤희, 이윤섭씨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이 줄줄이 사탕이었다.

구중관선생은 당장이라도 장춘씨와 신방을 차릴 듯 의기양양했으나. 녹슨 기차가 달릴 수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구선생의 고백으로는 70평생 여자를 세번 품어보았다는데...


서도소리꾼이며 무당인 이지녀씨가 축가로 찰싹 달라붙는 "사랑타령"을 부르니 이계익장관과 이청운화백이

신이나 춤으로 바람을 잡았고, 중문학자 임계재씨는 "꽃과 새는 다시피고, 다시 돌아오지만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간드러진 중국노래로 살살 녹였다.

노총각을 불러 세워 답가를 하랬드니 "동그라미 그리려다" 우짜고 저짜고 하는 "얼굴"을 불렀는데, 정말 과관이었다.


모두들 코가 비틀어지게 마시고 놀았으면 집에나 갈것이지, 이차를 간다며 두 패로 갈라졌는데,

구중관씨를 따르는 한 패는 "평화만들기"로 가고, 장 춘씨를 따르는 패거리들은 "노마드"에서 술을 축냈다.

모두들 자정이 가까워서야 하나 둘, 합바지 방귀세듯 사라지기 시작했다.

필름이 끊겨 자세한 사연은 기억 나지않으나 장춘씨가 뭔 일인지 눈물을 훌쩍이는 모습과

덕원스님이 옆에 앉아 다독거리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흑백영화처럼 희미하게 떠 오른다.

 

-참석하신 분-

이계익, 채현국, 최혁배, 배평모, 이만주, 이청운, 덕원스님, 공윤희, 강선화, 노광래, 이윤섭, 이지녀,

장 춘, 임계재, 김형구. 구정현, 송재호, 장미화, 편근희씨등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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