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때문에 거리에 나 앉게 된 제단사 김계열씨

 

노숙인 복지향상을 주제로 정부가 주최한 소프트웨어 개발 공모전에서

노숙인의 위치 정보와 건강기록 등 개인정보를 손쉽게 공유하는 소프트웨어들이 선정되었는데,

시범이 예정된 이 사업은 심한 인권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한 ‘2024 12회 아이시티(ICT)콤플렉스 소프트웨어 개발 공모전

올해 공모전 주제는 노숙인 생활개선 및 복지향상을 위한 솔루션 개발이었다.

수상 작들은 대개 노숙인 지원센터 관리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들로,

노숙인의 개인정보를 수집·공유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방태원씨는 술 때문에 거리에 나온지 5년이 되었다는데, 아직 무탈한지 모르겠다.

 

수상작 중 하나인 알유오케이'는 거리에 머무는 노숙인의 위치와 상담 내용 등을 저장하고 공유하는데,

노숙인의 위치를 편리하게 파악하는 기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하여 노숙인의 심박수, 호흡수 등 바이탈 사인을 측정한 뒤

이를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건강 돋보기도 선정됐다.

 

특히 시설에 입소한 노숙인의 외출이나 외박, 복약 기록 등을 관리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위급 상황 때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서울 지역 노숙인 지원센터 3곳에서

시범사업을 위한 활용 교육까지 마쳤다.

시범사업 적용 대상 기관인 노숙인 주거시설 서울시립 24시간 게스트하우스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시설에 입소한 노숙인들의 외출·외박은 현재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으나

노숙인들과 앱을 통해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주택 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이란 현수막을 무색케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효율적인 관리에만 무게를 두고 노숙인 인권 문제를 간과한다고 비판한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지원이 필요한 노숙인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는 강제되는

측면이 있다사회복지라는 이유로 상시감시의 대상이 되고 익명 행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개인정보 권리를 넘어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손지원 변호사도 복지 사업의 편리성만을 위한 개인정보 축적은 노숙인들을

관리와 통제 대상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들 정보 노출은 노숙인을 외려 지원 체계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쪽방에서 쫒겨 난 노숙인 이덕영의 집들이 / 좌로부터 이덕영, 이경환, 정용성, 김동진

 

'홈리스행동'에서도 성명을 내어 홈리스 당사자들은 홈리스 상태에 있다는 본인의 정보가 가족 등

주변에 유출될 수 있다는 막연한 우려만으로도 실명을 공개하거나, 노숙인 지원체계에 등록하거나,

극한의 고통에서도 의료서비스를 거부하곤 한다이런 현실에서 해당 소프트웨어들이 상용화된다면

복지 향상은커녕 상당 규모의 홈리스를 지원체계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역효과만 거둘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자동에서 노숙한 지가 5년이 되었으나, 이젠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쪽방에 입주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개인의 사생활 모두가 노출되는 세상에서 기계처럼 살아야한다.

사람이 기계에 통제되며 끌려 다녀야 하니,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라 기계 세상이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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