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이후 인사동에 최고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휴일 맞은 봄나들이 객으로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여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인사동은 예술가들의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으나,

전시는 물론 모임까지 줄어들어 예술인들의 발길도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전시 보러 간 일 외는 사람만나 술 마신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지난 토요일, ‘말하고 싶다’ 지방전에 보낼 전시 액자를 갖고 나갔다.

‘인사아트프라자’ 입구에 있는 박재동화백 작업실에 갖다놓으라는

전시기획자 박 건씨의 메시지를 받아서다.

 

박재동화백의 인사동 작업실은 예술인들 사랑방이나 마찬가지다.

작년 9월 ‘인사아트프라자’ 제안으로 갤러리 입구에 차렸는데,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공간이지만, 종종 예술가들 만나는 공간을 겸한다.

 

그 날은 액자가 있어 ‘인사아트프라자’ 가까운 골목까지 차를 끌고 갔다.

비상등을 켜놓고 바삐 가져갔는데, 박재동 화백을 찾아 온 반가운 분이 계셨다.

촛불정국 때 광화문미술행동 일원으로 자주 만났는데, 사정상 성함을 거명할 수 없다.

앉았던 자리를 내주며 앉으라지만, 오래 머물 형편이 아니었다.

차 한 잔 나누지 못한 채 기념사진만 찍고 와야 했다.

 

인사동에 나왔으면 사람들 만나 술이라도 한 잔 했으면 좋으련만

무엇에 쫓기 듯 바쁘게 사는데, 죽을 때가 가까워 진 걸까?

아무래도 일 년 넘게 몰아 부친 코로나가 만들어 낸 더러운 병인 것 같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끝나 인사동도 나도 정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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