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은 코로나도 못 말렸다.

발길 끊긴 동자동 공원이 모처럼 북적였다.

 

살랑대는 봄바람에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확진자가 퍼져 한 동안 갇혀 지냈지만,

다들 음성이라 긴장이 풀릴 수도 있겠다.

 

상담소 빨래방에 이불 맡기러 나갔더니,

곳곳에 돈 냄새 풍기는 붉은 깃발이 꽂혔더라.

 

살풍경과 달리 봄볕 퍼진 새꿈공원은 정겨웠다.

 

군데군데 모여 앉아 따스한 봄볕에 몸 말리는데,

누군 술잔과 놀고 누군 화투와 놀았다.

 

시간이 갈수록 봄 바람에 감염된 사람은 늘어났다.

“우리가 살면 언제까지 사냐? 죽어도 고~다”

 

얼마만의 해방감이며 얼마만의 반가움이더냐?

쪽방상담소에서 심심풀이 새우깡도 풀었다.

 

새우깡 봉지위로 웃음이 남아돌아

봄바람 끌어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

 

“코로나야! 사람 그리워 못 살겠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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