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인사동,

전통의 거리인가. 예술의 거리인가.

 

오래 전에는 골동의 거리였고,

70년대부터 화랑가가 형성되었다.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인사동도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었다.

 

노포는 문 닫고 새 가게가 들어섰다.

인사동 정취가 서서히 사라졌다.

 

골동가게가 화장품가게로 바뀌고

표구점이 옷가게로 바뀌었다.

 

술타령에 흥건했던 인사동 대폿집들,

예인들의 한숨이 시와 그림 되었다.

 

시를 안주삼아 술잔을 들었다.

시가 노래가 되고 노래가 눈물이 되었다.

 

밀어닥친 역병은 마지막 풍류마저 앗아갔다.

폭우와 달리 물러 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작가들은 눈치 봐가며 작품을 내 건다.

전시로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팔리기는 커녕 보는 이도 드물다.

가슴만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거리는 안방에서 탈출한 사람으로 분주하다.

버스킹의 음율은 장송곡 같다.

 

신이시여! 이제 광란의 춤을 거두세요.

인사동에 봄바람 일게 하소서!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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