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오현경씨의 ‘그림자를 지우는 비’가 지난 3월 21일부터 인사동 ‘마루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개막식이 열린 21일 오후6시 무렵 들린 전시장에는 사진가 오현경씨를 비롯하여

이규상, 박재호, 석재현, 남 준, 권 홍, 정영신, 하춘근씨 등 많은 사진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박순경사진


처음 본 오현경씨의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니, 꿈결같은 시상이 떠올랐다.

아마 작가가 사진을 찍었을 때 느꼈던 시어로, 작가의 마음속에 도사린 욕구와 감정을 사물을 통해 풀어낸 것 같았다.

어쩌면 제목처럼 그림자에 작가의 뜨거운 욕구를 감추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못이 박혀 깨진 유리의 균열에는 절망적인 분노가 담겨있고,

가로등에 비치는 빗줄기에는 우울한 작가의 고뇌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물위에 아롱진 잔영으로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했다.

때로는 사군자 같이 드리워진 나뭇잎으로 또 다른 감성의 서정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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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직설적으로 풀어낸 기록사진을 넘어 심상적 시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가끔 독해를 요구하는 이해되지 않는 이미지도 있었지만, 대부분 보는이로 하여금 울림을 주었다.





오현경씨의 작업노트에 적힌 부분이다.

"복잡한 현실과 고민들을 그림자 속으로 집어넣었고, 감추고 싶던 아픔 혹은 현실적 처지와 어려움을 대변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자로서 감당해야만 하는 감정의 원칙과 형식의 정렬들... 내가 사진 속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자유'였다.

움직이는대로 변하고 형성되는 그림자... 나만의 사진 놀이이자 자유로운 외출이다."





오현경의 ‘그림자를 지우는 비’는 작가의 감정을 그림자에 숨기고 싶은 자기성찰이며 자화상이다.





이 전시는 '마루갤러리'[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 마루 / 신관3층 C관]에서 3월 29일까지 열린다.



글 / 조문호





그날 찍은 기념 사진은 카메라 조작 실수로 망쳐놓았는데, 뒤늦게 포토샵에서 몇장 구제했다.
복구 못한 작가의 인물사진 및 작품사진 몇 점은 페북에서 스크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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