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른 아침,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인사동 지킴이 공윤희씨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는데,
느닷없이 동자동으로 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위치를 묻기에 서울역 11번 출구로 나오라며, 일어나야 했다.






동자동 새꿈 공원의 풍경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마치 가난을 조롱하는 듯한 선거 현수막이 낯설 뿐,
그 아래는 노숙자들과 쪽방 빈민들의 고단한 삶이 너부러져 있다.
이른 시간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공윤희씨를 만나 커피 한잔 사들고 쪽방으로 올라왔다.
조촐한 살림을 살펴보더니, 침대는 누가 만들었냐고 묻기도 했으나,
은평 구의원에 출마한 조햇님이가 걱정되어 온 것 같았다.






요즘은 걱정해 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히려 내가 부담스럽다.

기대에 못 미치면, 무슨 면목으로 얼굴들겠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위안했으나, 마음은 편치않았다.






노숙자를 비롯하여 가난한 사람이 많은 이 지역은 대부분 선거에 무관심하다.

당장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더 급하지만, 정치 하는 놈은 말만 앞선다는 것이다.

썪은 정치판을 통채로 바꿀 수는 없을까?





그래도 동자동은 '사랑방조합' 덕에 정의당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역 출마자가 없어 서울시장이나 비례대표만 표를 줄수 있을 뿐이다.

누가 당선되던, 제발 가난한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다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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