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나눔 경로잔치'에는 할아버지 보다 할머니가 더 많고, 할머니들은 아지매 처럼 젊어 보이네요.
지난 16일, '갈월사회복지관'에서 마련한 ‘2018 희망과 나눔의 경로잔치’는 남영동, 동자동 어르신들을 초청한 자리였습니다.
비록 올해 만의 일은 아니지만, 자리를 메운 70%가 할머니였어요.

할머니가 별로 없는 동자동의 할아버지들이 간혹 보였지만,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남영동에서 오신 것 같아요.




이제 여성 전성시대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미투 사건으로 말도 제대로 건네지 못합니다.

여자들이 경제권까지 잡았으니, 사내들은 찍소리 못하고, 눈치 보느라 눈물 흘릴 일만 남았어요.
남녀평등이란 말은 입에 발린 소리고, 어차피 강자와 약자가 존재할 수 밖에 없지요.
저승 계신 영감님들이 보면 미치고 팔딱 뛰겠으나, 돌고 도는 게 인생인데 어쩌겠어요.




그 판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 삼십 년 전, 남편의 월급이 마누라 통장에 들어가며 시작되었지요.
월급 받은 돈으로 생색내고, 가오 잡던 사내들이 무기를 뺏겼으니, 그만 꼬리 내린거지요.
사실은 돈이 좌지우지하는 더러운 세상을 여인들이 물려받은 것입니다.
몸은 편할지 모르지만, 돈의 노예가 되기 시작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경노잔치가 작년과는 많이 달라졌네요.
작년에는 젊은 각설이가 나와 할머니 등에다 가짜 거시기를 비벼대는 추태도 벌였습니다.
할머니들을 웃기려 한 짓이기겠지만, 열받아 시정을 촉구했었는데, 이번엔 달라져도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축사를 하는 관리나 폼 잡는 인사들도 연어처럼 자식에게 희생될 수밖에 없는 부모 이야기를 풀고,

어떤 사람은 어르신을 업어 주기도 하네요.




손자 같은 어린애들 불러 재롱도 떨게 하고, 어떤 분은 하모니카로 옛 향수에 젖게도 합디다.
선물로 타올과 떡을 나눠 주고, 식당으로 안내해 밥도 챙겨주었지만, 오직 반주만 없었어요.
할머니들이 많아 그런지 모르지만, 경노잔치에 반주 한 잔 없는 것이 좀 그렇네요.



더러운 세상, 술이 약이란 건 잘 아시잖아요.

취하지 않고 어찌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으며, 취하지 않고 어찌 사랑 할 수 있겠습니까?


꽃이 피었으면 나비도 날아 들게 해야지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고, 더불어 사는 거랍니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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