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전통문화축제인 인사동 박람회'가 지난 달 28일부터 3일까지 인사동 전 지역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인 3일에서야 구경 갈 수 있었는데, 좀 늦었던지 이미 거리 행진 퍼레이드가 끝나고 있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지,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많았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하릴없이 거리를 떠도는데, 미술평론가 최석태씨가 나타나 정영신씨를 보더니 이산가족 만난 듯 반가워했다.






이번 축제는 전통문화업소들을 소개하는 인사동 박람회와 인사동 주민ㆍ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하여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인사전통문화축제로 나뉘어 진행되었다고 한다.

인사동 전 지역의 전통문화업종 업소 171개 모두가 박람회장이 되었는데,

고미술업체와 화랑에서는 특별전을 열었고, 표구ㆍ지필묵ㆍ공예업소들은 각 업소 특화 품목을 50% 할인하여 팔았고,

전통차음식업소(총 30개소)도 주 메뉴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나 사람들이 몰렸는지, 얼마나 팔았는지는 모르겠다.





박람회장인 대개의 업소들을 아는데다, 마땅히 구입할 물건도 없는 터라

전인경씨의 ‘비욘드 만다라’전시가 열리는 'ARTSPACE H'에서 이광수교수를 만나보고, 다시 동자동으로 돌아갔다.

동자동에서 일을 보고 저녁에는 강제훈씨의 “THE PLANET"전이 열리는 강남 ‘스페이스22’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강제훈씨 사진전에서 반가운 분들 만나 뒤풀이장소로 옮겨 한창 술판이 벌어졌는데, 김명성씨의 전화가 빗발쳤다.

빨리 인사동으로 넘어 오라는 것이다.

전주로 이사 가신다는 송상욱선생과 기다린다기에 마지막 이별주라도 마셔야 할 것 같아 또 다시 인사동으로 갔다.

 




유목민에는 반가운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윤승길씨와 박영수씨도 있었고, 안 쪽 자리에는 노형석기자도 있었다.

김명성씨와 송상욱선생은 이미 많이 취해 있었다.

인사동을 떠나는 송상욱 선생이나 떠나보내는 김명성씨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인사동 골방 얻어 사무실로 쓰며, 없는 돈에 ‘멧돌’이란 시지까지 펴내며 인사동 골목골목을 풍미한 세월이 어언 몇 십 년이던가?





인사동을 짝사랑하는 분이 어디 송상욱선생 한 분 뿐이겠냐 마는, 인사불성된 인사동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던 것 같았다.

변하는 세상, 변하는 인심을 누가 잡을 수 있으랴!

옛 시인은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고 한탄했지만, 산천도 인걸도 간 데 온 데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어찌 취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겠나.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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