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의 동자동 새꿈 공원에는 김정호, 유영기, 정재헌, 이재화, 김원호,

이홍렬, 강병국, 강재원, 김용만씨 등 반가운 분들이 나와 한담을 나누었다.

이 날은 빨래줄 전시로 사진을 돌려주기로 약속한 추석이 다가와서인지,

영정사진을 찍어달라는 분이 의외로 많았다.

 


주민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람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었다.

박성일씨는 몇몇 사람들은 양심을 전당포에 맡긴 사람들이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그런 이들 때문에 동자동 빈민을 지원해 온 명성도 손을 끊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정민씨는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영정사진을 부탁해 찍어주었는데, 사진은 언제 줄 것이냐는 것이다.

추석에 빨래줄 전시 때 가져가라니, 그 때는 없다고 말했다.

육개월 정도 동자동을 떠날 것인데,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이젠 사람이 무섭다며, 갑 질하는 꼴을 더 이상 못 보겠다는 말도 덧 붙였다.

착한 정민씨가 무엇에 저렇게 마음을 다쳤을까?



 


짐작은 가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 역시 실태를 알고 나니,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굴 위해, 뭘 위해 개고생을 하는지 한심한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선량한 주민들이 더 많다는데, 위안을 갖고 산다.

 

제일 시급한 것은 빈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주민들이 민관단체의 잘 못된 관행이나 갑 질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한다.

이제부터 내가 할 일도 빈민들이 발 벗고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힘없다며 포기해버리고, 알고도 모른 척 한다면, 절대 개선할 수 없다.



 


지탄받고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사람은 돈 없고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정작 가진 자들이다.

그 많은 돈을 정당한 노력에 의해 벌었겠느냐? 전두환, 이명박 같은 도둑놈들이 가진 자들의 대부분이다.

요즘 일부 언론에서 빈민들의 인권 운운하며, 빈민들을 가두고 소외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몰지각한 사진인들의 가시적인 접근도 문제이긴 하지만, 빈민들은 숨어야 할 사람들이 아니라,

당당하게 나서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빈민들이여! 자부심을 갖고 우리들의 권익을 되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자.

오는 4일 추석날 펼치는 동자동 새꿈공원의 합동차례도 함께하자.

첫 빨래줄 전시였던 5월 어버이날 이후에 찍은 사진을 다시 빨래 줄에 걸어 당사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영정사진은 물론 지난 5‘5,18민주묘지 참배에서 찍은 사진과 도끼상소 등

각종 행사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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