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남(64)씨가 동자동에 둥지 턴지가 올해로 5년째다.

몸이 아파 일을 그만두었고, 돈을 벌지 못하니 가정에 불화가 잦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가족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이혼하여 동자동으로 들어 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남은 것 다 넘겨주고,

단돈 15만원에 옷가지 담긴 배낭하나 달랑 짊어지고 가족과 등졌다.

 

요즘은 폐암에다 당뇨, 고혈압 등의 지병에다 불면증과 우울증까지 겹쳐 약에 싸여 산다.

몸 자체가 그의 종합병원 수준이다. 아픈 걸 잊으려 사약 같은 술과 담배까지 한다.

그리고 그에게 생명줄 같은 기초생활수급비도 마음이 좋아 이웃에 다 푼다.

자기보다 불쌍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어려운 사람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동자동 사는 분들의 사정이 보나마나니 호주머니에 돈 남을 틈이 없는 것이다.

 

그에게 희망이란 말은 잊은 지 오래다. 죽지 못해 살 뿐,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다들 가슴 아픈 사연으로 얼룩져 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은 대개 부정적이다.

일하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낸다는 단편적인 생각들인데,

젊은 층 중에 그런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다들 일자리도 얻을 수 없지만, 몸이 성치 않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할 것이냐?

 

세상을 헤쳐 나갈 아무런 방도가 없으니 체념하고,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그들이 더 아파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받는 멸시와 소외감이다.

제발 잘사는 사람들의 잣대로 그들을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과연 하늘 님이 계시기는 계신 것인가?

계시다면 한영애 노래처럼 세상 조율 좀 해주세요,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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