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사동에서 할 일이 많아 바쁘다.
그 많은 사람들을 제켜 놓고, 오랜 인사동 흔적 찾아보는 일이 제일 먼저고,

그 다음에는 ‘유카리화랑’의 서정춘시화전과 ‘민예사랑’의 최선호전시에 들려야하기 때문이다.



맨 먼저 내가 붙들고 있는 인사동의 오랜 흔적을 찾으러 돌아 다녔다.
매번 보던 풍경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꼼꼼히 살펴보니 살아남은 아스라한 이야기도 있더라.  

시멘트가 벗겨져 배가 터져 나온 담장의 흙과 돌에서 오랜 인사동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어렵게 버티고 있는 오래된 전신주는 물론 여러군데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고 문영태 화백 미망인 장재순여사의 골동가게 ‘민예사랑’에서 최선호씨의 그림과

도예전을 연다기에 좀 의아했다. 그 좁은 공간에 있던 골동들은 다 어쩌고, 두 가지 전시를 하는지?

입구들 들어서니 200호 남짓한 꽃그림이 마음을 움켜잡더니, 주변의 소품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골동가게에서 갤러리로 왔다 갔다 하는 ‘민예사랑’의 변신술도 기막히더라.




세 번째는 인사동 마당발 노광래씨가 ‘유카리’에서 서정춘시인의 시화전을 열고 있었다.
서정춘시인이 누구인가? 노벨문학상에 목맨 주책시인보다 더 훌륭한 시인이다.

그 분의 시를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어 좋았는데, 억지춘향 격의 작품도 있어 시를 모독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30여명의 화가와 사진가들이 참여했는데, 화가가 시에 빠져 그림으로 승화시킨 작품도 있더라.

 





네 번째는 '유카리화랑'에서 김진열씨를 만나 ‘시가연’에 갔더니, 신나는 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가연’은 시인은 물론 음악인과 예술가들이 어울리는 장소로, 인사동의 풍류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임방울선생의 판소리 '추억'을 우지용씨가 들려주었고, 그림 그리는 김진열씨의 창도, 명창 빰 치더라.

시와 소리와 춤이 함께 하는 곳, 그것이 인사동의 풍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직은 괜찮은 인사동이더라.

갑자기 할 일이 생기니, 힘이 절로 솟는 하루였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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