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선화랑에서 6월 17일부터 30일까지 열려...

 

 

도시 야경은 낭만과 추억을 선사한다. 1989년부터 한결같이 야경을 화면에 옮겨내는 김성호(53) 작가의 그림도 그렇다. 불빛 아래 일렁이는 강물, 자동차가 꼬리를 문 도로, 휘황찬란한 빛이 가득한 건물,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는 근교의 산 등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스라한 기억의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작품은 깊은 밤 또는 새벽을 시점으로 한다. 

작가는 대학 졸업 이후 암울한 시기를 보내던 시절 깜깜한 도시 풍경이 마음에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에는 친구들이 취업이냐 전업화가의 길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때였다. 새벽의 가로등과 달빛, 건물들이 적막하게 다가와 스케치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풍경에 사람이 더해지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띠게 됐다. 

그의 개인전이 1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길 선화랑에서 열린다. ‘빛으로 그린 새벽’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에는 한강, 명동, 을지로, 부산 해운대, 광안대교, 통영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이 소개된다. 푸른빛이 감도는 새벽 풍경이 아름답다. 회색빛의 풍경은 고즈넉하게도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깃들어 있다. 

작가는 “빛을 품은 새벽, 평화로움과 고요함, 역동성과 분주함을 담았다”며 “그림은 삶을 향한 따뜻한 위로”라고 설명했다. 25년 넘게 줄곧 빛을 그려왔으니 지겨울 법도 하다. 그는 “이제는 도시 야경에서 벗어나 낮 풍경 등 다른 것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작업에 변화를 줄 시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밤과 낮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그림도 괜찮을 것 같다(02-734-0458). 

국민일보 /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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