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7번 국도를 찾습니다. 부산에서 고성까지 동해안을 끼고 오르내리는 숱한 사연을 간직한 7번 국도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요. 저는 자연생태계의 파괴가 보입니다. 몰아치는 파도는 인간의 훼손에 화가 난 바다의 몸부림 같습니다.”

37년째 사진을 찍고 있는 김영재씨(67)는 사진작가이자 중견기업 새한루체 대표이사다. 그는 4년째 7번 국도를 찾아 국도변 풍경 등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틈만 나면 7번 국도 위에 섰고, 특히 날씨가 험해 파도가 몰아치면 꼭 찾았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손길에 성이 난 바다를 찍고 싶어 날씨가 험한 때는 꼭 갔죠.”

파도에 휩쓸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촬영에 매달린 김씨가 개인전 ‘시우 김영재 사진전’을 15일 가나인사아트센터(서울 인사동)에서 연다. 이번이 4번째 개인전으로 7번 국도변 바닷가 풍경사진 2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전을 통해 7번 국도변 자연생태계의 아름다움과 의미 등을 되새겼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영재의 ‘고성’

 

성나고 험한 파도를 담았다는 그의 사진들은 놀랄 정도로 부드럽고 평온하고 서정적이다. 마치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부드러운 안개나 상봉우리를 감싼 구름 같다. 눈에 보이는 대로의 파도가 아니라 사진작가로서의 철학, 의미를 담은 셈이다.

사진평론가 이영준은 “김영재의 바다 사진에는 보는 이도 생명의 기운을 얻는 바다가 가진 생명력이 담겨 있다”며 “절제된 시각으로 사진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 무수한 사람들이 보고 지나간 바다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고 호평했다.

 

 경향신문 /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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