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4일부터 10월4일 나무화랑, '도가적 산수 판화' 신작 21점 공개

 

 

중견 목판화가 김억의 '국토 유토피아니즘' 기획전이 열린다. 

국토를 구석구석 누비며 대작 풍경 목판화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김억의 신작을 나무화랑이 9월 정기 기획전으로 마련했다. 

김억은 목판화를 통해 국토의 역사성과 민초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전작들이 국토의 역사성과 인문성에 주목한 '유가적 산수'를 담아냈다면 이번 기획전에서 공개하는 신작들은 국토 자체의 은밀한 아름다움과 고적함을 오늘 우리의 삶에 대입하는 '도가적 산수'의 어법으로 작업한 것이다. 

중견 작가 김억의 새로운 도전과 끊임없는 창작욕을 읽어낼 수 있다. 

 

김억 신작 판화 ´골지천 구미정´ © News1

김억은 그동안 부감법으로 국토를 여러 시점에서 관찰하고 사유하면서 작품화하는 수묵 작업으로 강한 인상을 창출했다. 신작 '동천(洞天)' 연작 12점, 조선 정조 때의 진경산수 화가 김상진의 '무흘구곡도'를 오늘의 풍경과 융합시켜 판각한 '신 무흘구곡도' 연작 9점에선 도가적 사유를 바탕에 깔고 고정된 시선으로 국토를 바라보며 사실적으로 재현한 풍광을 담았다.

'문경 선유구곡', '골지천 구미정' 등 '동천' 연작은 그림과 판화를 보는 사람이 하나가 될 만큼 빼어난 경치를 골라서 그린 풍경화다. 물과 바위, 정자가 함께 어우러진 도가적 이상향을 소재로 삼았다. 특히 고정된 시선은 작품 속 소재가 단순한 풍경에 머물지 않고, 현재 진행형인 일상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가 과거와 달리 탈 자연의 상태로 소비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김억 신작 판화 ´문경 선유구곡 주암정´ © News1

'무흘구곡 중 6곡 옥류동', '9곡 용추' 등 '신 무흘구곡'은 김억이 처음 시도하는 실험적 형식이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대입해 새로운 국토의 장을 열었다. 약 240년 전의 산수화를 차용하면서 당시 화가의 시선으로 형상화한 화면을 구성한 뒤 직접 김억이 현장을 확인하면서 오늘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융합했다. 어제와 오늘의 새로운 어울림이다.

 

김억 신작 판화 ´무흘구곡 6곡 옥류동´© News1

 


'무흘구곡'을 그린 김상진은 겸재 정선처럼 진경산수를 즐겨 그린 화가다. 김억은 옛 화가 김상진의 작품에다 특유의 칼맛으로 오늘을 몽타쥬했다. 특정 공간에 대한 서사나 서술로 제한적이던 옛 그림 속 국토에다 여유를 덧 입힌 셈이다.

김억은 '유가적 산수 목판화'를 통해 국토에 대한 서사적 문제 의식을 담아냈다. 그러나 '도가적 산수 목판화'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안빈낙도의 정서와 관조적 시선으로 풍요로운 국토를 재창조했다.

 

 

 

김억 신작 판화 ´무흘구곡 9곡 용추´© News1

김억의 칼이 딱딱함을 벗어 던졌다. 힘을 빼고 자유롭게, 부드럽게 목판 위에 칼질을 했다. 신작 '동천' 연작과 '신 무흘구곡'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억 목판화-국토 유토피아니즘' 기획전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나무화랑에서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만날 수 있다.   

(뉴스1스포츠)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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