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진展 4월23일~28일 가나아트스페이스1층

▲ 이현진, journey-on my way home, 130x324cm, 한지에 아크릴, 2014


 

여행을 통해 바라본 감명 깊었던 풍경을 기억 속에서 꺼내어 화면에 재탄생시키는 마치 동화 같은 그림이야기를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이현진의 전시가 4월23일부터 4월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장피에르 나디르, 도미니크 외드는 <여행정신>에서 “우리는 장소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바꾸기 위해서 여행한다”라고 했다. 여행지를 답습하는 흔한 여행서적이 아니라 매혹적인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들려주고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작가 이현진 또한 일상과 복잡한 인간관계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자주 여행을 즐긴다. 대부분 판에 박힌 여행지의 답습이지만 실재의 풍경에서 얻은 사생을 바탕으로 자신 내면의 보이지 않는 시각을 결합시켜 진짜 같은 가상의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차를 타고 본 스치는 풍경, 잠시 머물다 간 풍경 등 자연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 경치에 의해 착안한 숲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번 ‘보이지 않는 숲’ 시리즈는 큰 요소(자연, 산)를 형성하는 작은 요소(나무)들, 대상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다른 면 즉,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적인 측면을 투영하고 있다.

작품 ‘황산’은 수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린 정신적인 면을 대표하는 산으로 그 또한 직접 경험한 황산을 재해석하여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내재적 사유를 이끌어 내었다. 더구나 나무 사이에 흐르는 연무를 통해 신비스러움과 깊은 공간감이 표현되었고 평면적이던 그동안의 작품들과 다르게 풍경이라는 실재성을 드러낸다.

굵고 가는, 길고 짧은 필선들을 반복시켜 기억의 공간을 표현하여 시간을 되돌리게 해준다. 획의 방향으로 바람을 느낄 수 있고 나무 형태를 알 수 있다. 가로로 긋는 필선은 물결이 흐르듯이 시간이 갈수록 기억이 흐릿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차분한 색감을 추구했던 과거 작품들과는 다르게 작품 ‘on my way home’ 에서는 색채가 다양해지고 화려해짐을 알 수 있다. 이는 빛에 의해 나무들이 풍성해지고 무게감을 느낄 수 있게 색감이 변화되고 시간성이 드러나면서 계절의 변화도 느끼는 현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하늘과 숲이 맞닿은 부분은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은 상상의 연속으로 수평선과 지평선을 중요시하여 화면 밖으로의 공간들이 확장되는 것을 의도하였다.

실재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마치 실재의 풍경인 듯 표현한 이현진의 동화적인 풍경은 방대하고 화려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인간의 단면을 느끼게 한다. 마치 그의 여행의 기억을 기록하는 여행기는 우리를 다시금 시간을 바꾸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게 한다.

< 일간투데이 > 이애리 (협성대 교수/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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