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1절 인사동에서 플래시몹, 유튜브 조회 수 130만 건 돌파
연주·촬영 등 100여명 무료 참가… 미국·파라과이에서도 따라서 제작

 

 김신중씨 사진   

 
김신중(24·경희대 경영학과 3년·사진)씨는 작년 초 서울 몇몇 대학의 음대 건물 앞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3·1절 때 인사동 거리에서 '아리랑' 공연을 해보려고 하는데 함께하지 않으실래요?"

열명을 붙들고 얘기하면, 한둘 정도 반신반의하며 대답했다. 사기꾼 쳐다보듯 얼굴을 돌리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취지에 공감한 이가 한둘씩 모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76명이 꾸려졌다.

이렇게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올린 플래시몹 'This is Arirang(인사동 아리랑)'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대박이 났다.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만든 '아리랑'이 현재까지 조회 수 133만건을 기록한 것. 유튜브의 '아리랑' 콘텐츠로는 최고 기록이다. '인사동 아리랑'을 본떠 파라과이 교민들이 시내 쇼핑센터에서 공연한 '아리랑',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리버사이드 아리랑' 영상이 유튜브에 잇따라 올라왔다. 영상을 보고 감동한 국내외 네티즌들이 올린 댓글도 1400개가 넘는다.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댓글이 올라온다.

"그냥 눈물이 나오네요. 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젊은이들 정말 멋지네요. 눈물이 송골송골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해외에서 접속한 외국인들이 영어로 쓴 댓글도 많다. "나는 한국인들이 부럽다. 그들은 민요를 자랑스럽게 부른다. 내 나라와는 정반대다."(Muhammed Ichwan) "아름다운 노래다. 멕시코시티에서" "매우 감동적이다. 아리랑을 알지만, 이렇게 대단한 음악인 줄은 몰랐다."(아야코 구로가와)


 
작년 3월 1일 대학생들이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공연한 플래시몹 ‘This is Arirang’. 단돈 80만원을

들였지만 유튜브에서 조회 수 133만건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틀면, 가슴이 뭉클하다. 바이올린 독주자가 나와 아리랑 첫 소절을 연주하면, 선글라스를 낀 첼리스트가 다음 소절에서 화음을 넣고, 현악·관악 주자와 합창단이 차례로 나선다. 태극기를 흔드는 아이의 얼굴과 스마트폰 촬영에 바쁜 행인들의 표정이 스친다. 아리랑이 '애국가'로 바뀌면서 성악도들이 가세해 웅장한 목소리로 절정으로 치닫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지켜보던 행인들 가운데는 감동한 나머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이들까지 있다.

김신중씨는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이 됐지만, 외국인들이 정작 한국에서 아리랑을 들을 기회가 별로 없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공연을 기획했다"면서 "이렇게 호응이 클 줄은 몰랐다. 영상이 알려진 후, 공연 악보를 구해달라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영상 촬영, 진행 스태프 등 1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지만 제작비는 80만원밖에 안 들었다. 물과 간식비, 악기·장비 운반용 차량 대여비 정도다. 공연 기획 단체 프리포먼스 등 9개 단체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단돈 80만원으로 만들었지만, 정부가 수억원씩 쓴 각종 아리랑 행사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씨는 원래 클라리넷 전공으로 음대 진학을 꿈꾸다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하지만 입대 후 군악대에 복무하면서 공연 기획에 눈을 떴다. 작년 여름부터 서울 도곡동 스튜디오에서 '하우스 콘서트'를 진행하는 피아니스트 박창수씨를 도와 스태프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 8·15 광복절 때는 팔도의 아리랑을 플래시몹으로 올려보고 싶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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