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3일 늦은 시간 ‘노마드'에서 김명성씨를 만났다.
술기운은 좀 있었지만 약간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형! 이제 풀렸어, ‘아라아트’절반을 10년동안 임대하기로 했어”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면서 계약서와 함께 봉투 하나를 꺼내보였다.
최정자선생님께서 미국 떠나시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미화 1,000불을 두고 가셨다는 것이다.
그 돈 봉투를 술상에 놓고 최선생님에게 바치는 시를 쓰고 있었는데,

삭막한 세상이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그런 시간이었다.

공윤희씨, 현장스님, 이지연씨 일행은 먼저 자리를 떴지만, 기분이 좋은 탓인지 소주 맛이 짝짝 달라붙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갑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그가 어려운 형편을 아는 최선생님의 돈을 받을 수 없듯이, 나 역시 그 돈을 받을 수 없어 사양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집에 돌아와 펼쳐보니 적은 돈이 아니라 내일 다시 돌려주기로 아내와 약속했다.

그의 시에 적힌 구절처럼 “메리 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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