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은 이른시간 부터 함박눈이 쏟아져 내렸다.

팬문학수상 기념사진을 전해 드리려고 최정자선생님과 약속은 했었지만,
갑자기 내리는 눈발에 들떠 서둘러 인사동으로 나갔다.
절뚝거려 미끄러운 길을 걷기가 조심스러웠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눈 내리는 인사동거리는 평소보다 한적해서인지 더욱 낭만적이었고,
딸랑거리는 구세군 종소리는 또 한 해를 떠나보내는 늙어감을 위안하는듯 했다.
가게들은 눈치우는 손길들로 분주했지만 지나치는 젊은이들의 얼굴은 함박눈처럼 밝았다.

'사동집'에서 최선생님을 만나 식사를 하고 '귀천'에 들리니 화가 박양진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애들처럼 좋아라 기념사진들을 찍는데, 노광래씨와 편근희씨가 찾아 왔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최선생님 작별선물로 노광래씨는 시집 몇 권을, 편근희씨는 초코렛을 사왔다.
저녁식사를 같이하자는 박양진씨의 호의를 거절치 못해 술 한 잔 없이 인사동을 맴돌았는데,
오후10시부터 시작된 아내의 교통방송 녹화를 끝내고  돌아오니 자정이 지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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