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진아 인턴기자 = ECM 뮤직 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가수 신예원(오른쪽)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3.09.02 buesoda@newsis.com 2013-09-02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가족이에요. ECM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은 첫째로 둘째아들(정선)이 ECM 프로듀서이고, 우리 며느리인 신예원씨가 ECM과 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정명훈(60)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을 내세우는 독일 음반 레이블 ECM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는 'KDB대우증권 창립 43주년 기념공연-ECM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3~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에서 펼쳐지는 이 페스티벌의 마지막날을 장식한다. 자신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함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60),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74)와 협연한다.

정명훈 2일 "저는 그간 클래식 음악만 했는데 재즈를 하고 싶어도 직접 하지는 못했어요"라면서 "ECM은 클래식(뉴 시리즈)도 하고 재즈도 하고 우리 가족과 잘 맞았어요. 그래서 두 가지를 다 합한 이 페스티벌을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됐죠"라고 밝혔다.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과 협연도 기쁘다. "시프는 21세 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처음 만났어요. 홀리거와는 파리에서 여러가지 같이 했죠. 두 사람이 굉장히 톱 레벨에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일평생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꿈속에서 살면서도 특별히 더 좋아하는 것은 가족들과 친구들끼리 만나서 하는 것인데, 이번이 그렇습니다."

홀리거에 대해서는 "아주 최고죠. 근처에도 갈 사람이 없을 정도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작곡도 하고 지휘도 하고 ,완벽한 음악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뿐 아니라 사람 자체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굉장히 겸손하고 순진하고, 특별난 분입니다"라고 평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인턴기자 = ECM 뮤직 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3.09.02 buesoda@newsis.com 2013-09-02

 

시프에 대해서도 "그렇게 큰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미 40년 전에 제일 마음에 드는 피아니스트라고 느꼈습니다. 다이내믹하고 리듬이 굉장히 특별합니다. 저는 지휘 쪽으로 가고, 시프는 피아노쪽으로 갔지만 저도 그 만큼 했으면 피아노를 쳤을 지 모르겠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첫 내한한 ECM 만프레드 아이허(70) 대표를 안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여기는, 전설적인 수준에 오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에서 이 분을 더 잘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이 페스티벌을 통해서 클래식과 재즈가 만나는 기회가 생겨서 좋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명훈은 생애 첫 피아노 독주 음반을 12월 ECM을 통해 내놓을 예정이다. "정선이가 몇 달 전에 피아노 레코딩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어요. 손녀 둘이 생겼으니 그녀들을 위해서 하자는 것이죠. 제가 피아노 레코딩을 안 했는데, 그래도 아들이 그런 소리를 하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하. 지난 7월 베니스의 오페라 극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곡을 녹음했어요."

아이허는 "정 선생이 베니스에서 친 피아노 소리에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면서 "다양한 접근법으로 연주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앨범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정선의 부인이자 자신의 며느리로 최근 ECM을 통해 동요 음반 '루아 야'를 발매한 신예원(31) 대해 "천사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어보며 그대로 느껴보세요. 재즈 음악을 이런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라며 쑥스러워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인턴기자 = ECM 뮤직 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가수 신예원이 웃고 있다.

                                                     2013.09.02 buesoda@newsis.com 2013-09-02

 


한국인 보컬로는 처음으로 ECM에서 앨범을 낸 신예원은 "이런 자리에 나와서 아버님과 만프레드 아이허 대표님과 이야기 한다는 자체가 떨리고 영광"이라면서 "제 남편의 부단한 노력으로 앨범이 ECM에서 나왔는데, 이 음악이 잘 돼서 열심히 하는 우리 음악인들이 ECM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루아 야'에 대해서는 "동요를 재해석하려고 하지 않고, 내 안에서 나오는대로 들려주고 싶었어요"라면서 "그래서 자연스런 음악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동요는 예전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허는 "정선이 부인의 녹음을 들려줬는데 아름답고 좋다고 생각했다. 피아노와 아코디언이 협조하는 것도 좋았다"며 "이 앨범이 출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은 잔잔한 음악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잘 어울린다"고 짚었다.

지난달 30일 내한한 아이허는 주말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ECM: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에서 한국의 청중과 음악 감상회를 열기도 했다. "참여해준 분들이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수준으로 집중력 있게 들어줘서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아티스트가 존경하는 아티스트인 아이허가 이끄는 ECM은 1969년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회사다. '소리의 절대미학'을 목표로 클래식의 녹음시스템을 적용, 격조 있는 음악으로 만든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재즈와 클래식을 중심으로 현대음악과 민속음악까지 아우르는 레퍼토리, 키스 재릿, 칙 코리아, 랄프 타우너, 클래식의 시프, 홀리거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인턴기자 = ECM 뮤직 페스티벌 기자회견이 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만프레드 아이허 ECM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3.09.02 buesoda@newsis.com 2013-09-02

 

특히 커버 디자인, 타이포그래피까지 일관성 있는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다. 사진가 토마스 분슈와 에버하르트 로스, 미술가 마요 부허 등이 작업한 재킷 디자인은 예술작품과 다를 바 없다.

"음악과 아트워크는 결국 사람이 창조한다. 나와 협력해주는 음악가들, 엔지니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궁긍적으로 어쿠스틱과 슬로 뮤직, 투명성을 추구한다. 소리의 오리지낼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음악에는 연주하는 사람이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연주자가 있어야 한다."

아이허는 앨범 시장이 불황이지만, 본래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앨범을 만든다. "내게 중요한 것은 음악을 듣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다. 시작할 때부터 콘셉트나 전략을 생각하지 않는다.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슈베르트를 들으면서 음악을 시작했지만, 한번도 홍보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지금까지 ECM이 잘 활동해왔고, 앞으로도 잘 활동할 것이라 믿는다."

한국에서 ECM뮤직페스티벌을 열게 된 까닭은 "정선이 미국에서 작업을 하면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열자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다른 곳에서 페스티벌을 여는 것도 생각해보려 한다"고 알렸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영화 제작과 같다면서 시작과 끝, 전진해나갈 수 있는 움직임, 올바른 타이밍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연주자들과 레코딩 작업을 했는데, 그들은 내게 다양한 영감과 지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침을 줬다. 침착한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음악을 듣는 것이 프로듀서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듣기 예술'이라는 분야도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듣는 것을 통해 서로에 대한 것뿐 아니라 협력하는 것도 배울 수 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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