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은 울 어머니 제삿 날이었다.
몇년 전 이승을 떠나시던 날에도 폭우가 쏟아져 손녀딸이 탄 자동차가 개울에 전복하는 등 곤욕을 치루었는데,
올 제삿날에도 많은 비가 내려 그 때의 악몽을 되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일에 맞추어 서울에서 내려 온 가족들과 함께 묘소에 갈 때는 비가 오지 않아 다행스러웠다.

형님과 동생들이 기독교 신자가 된 후로 모두들 제사를 외면해, 내가 도맡아 지낸지도 십여년이 되었다.
혼자서 제사를 지내고는 밤새도록 내리는 비 소리에 잠을 설쳤으나 이틑 날 정오 무렵  잠시 소강상태를 보여 강가로 나갔다.
누런 황토물이 교각 아래까지 차 올라 물보라를 휘날리고 있었고, 계곡에는 빗물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노도처럼 밀려오는 강물이 두렵긴 하지만, 만지산 구비 구비마다 비구름이 몰려다니며 또 다른 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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