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집_proxemics : 근접 공간 학 / 생존의 건축 '부산'
강홍구展 / KANGHONGGOO / 姜洪求 / photography
2013_0704 ▶ 2013_0730 / 일요일 휴관
강홍구_매축지 25_피그먼트 프린트_100×20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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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트렁크갤러리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8-3번지
Tel. +82.2.3210.1233www.trunkgallery.com
강홍구는 "집"을 소재로 한 작업이 많다. 그 중 "풍경과 놀다(Play with Landscape)의 미키네 집"에서 미키네 집은 구름과 가까운 언덕 위에 전망이 좋은 곳에 미키네 집이 올라 앉혀 있다. 그런데 그 집이 철거당해 갈 곳 없는 미키네 집은 철근더미에 얹혀있게 된다. 전망 좋은 달동네에서 밀려나게 되는 저 소득자들의 형편이 읽혀져 있다. 그리고 집(The House)"작업에서는 자신의 집에 대한 꿈 이야기를 말했다. 자신이 세 들어 살 집을 찾는 꿈과 세든 집에서 생긴 문제해결을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세든 집의 벽지에 빗물로 얼룩져 핀 곰팡이, 비틀린 문, 습기 찬 바닥, 구멍 뚫린 장판들에 대처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보여 주었다. 작가가 "집" 작업을 하면서 일종의 "업(業)"이라고 까지 말 하니 안타까움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다. 누구에게나 "집"에 대한 욕망이 있다. 그러나 현실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때는 마음의 안타까움이 큰 것 같다. 그래서 개념의 차원이 매번 다르게 발표되는 강홍구의 「집」작업에서는 집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읽게 한다. 올 초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발표된 연례기획 「부산참견록」의 작품들을 7월 같은 시기에 갤러리 원 앤 제이와 트렁크갤러리에 나누어 전시하기로 했다. 실재하는 산동네의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숨겨진 차원"을 발견한 작업들이라 생각된다.
강홍구_영도 08_피그먼트 프린트_100×120cm_2012
강홍구_우암 03_피그먼트 프린트_100×120cm_2012
...처음 부산 산동네 사진을 찍으려고 갔을 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마을 집들의 다양성과 비좁은 공간을 탁월하게 이용하는 효율성이었다. 예를 들면 어떻게든 주거면적을 넓히기 위해 일층 보다 이층을 조금 더 넓게 지은 <한 뼘 이층>이라고 부르는 집들이 그런 예의 하나가 될 것이다. 산동네를 구성하고 있는 집들은 생존의 건축, 집 짓기의 밑바닥, 건축가 없는 건축, 원초적 건축, 따위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토속적 건축을 의미하는 "버네큘러 건축 vernacular architecture"의 전형을 본 것 이었다. 하지만 내 작업은 산동네의 골목골목 길, 그 공간에 있는 가지각색의 집들, 이곳 저곳의 계단들, 시선을 높여야 되는 옥상들이 보여주는 경이로운 경관을 표현하는 데는 턱도 없이 모자란다 싶다. 아니 애초부터 말로 이를 수 없는 곳에 그 집과 마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강홍구_서동 07 09 08_피그먼트 프린트_200×70cm_2012
나는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들에 대해 거부감이 좀 있다. 아니 거부감이라기보다는 심리적 거리감이라고 할까, 정서적인 불편함이라고 해야 할까. 유명한 건물들, 현대식 건물들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겠지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그것은 건물들이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들과 비슷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좀 더 그럴듯하게 지으려 한 건물들일수록 그런 기분은 심해진다. 예를 들면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서울 동대문 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건물이 짜증이 난다. 자의식이 너무 강하게 들어나, 모든 것을 다 무시하겠다는 오만한 태도가 곳곳에 붙어 있어서다.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방어적이다. 내 작품을 몰라주면 안 되는 데 하는 불안감이 너무 싫다. 건물 전체에 자신감이 없다. 산동네의 집들은 그런 자의식이 없다. 계단과 난간과 지붕과, 옥상과 이층 모두 다 솔직하다. 물론 살기는 불편할 것이다. 좁고, 통풍도 잘 안되고 화장실도 없는 집이 많으며, 사생활의 비밀 보장도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에 거기에는 일종의 자신감과 사람이 꼭 필요해서 지었다는 느낌이 있다. 절실함이 건물, 길, 골목, 계단 곳곳에 스며있다. 그렇다고 그 절실함이 공격적이지는 않다. 아마도 그것은 주거지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었던 집과 마을에 축적된 시간과 역사 때문인지도 모른다... ■ 강홍구
강홍구_안창15_피그먼트 프린트_90×225cm_2012
강홍구_안창17_피그먼트 프린트_80×240cm_2012
강홍구 작가의 부산 산동네 작업에서 그는 그곳의 집들이 사는 사람들에 맞춰 지어진 "집"이라서 그 집사람을 닮은, 그 사람을 보듬어 주는, 그 사람들에 어울리는 "집"을 발견했던 것 같다. 실제면적의 공간으로 본 것이 아닌, 인간을 배려한 공간, 그래서 눈에는 보이지는 않으나 따뜻하고, 친밀하고, 감미로운 공간들로 읽혀짐을 발견한 것이다. 작가는 "토속적 건축 버네큘러 건축(Vernacuiar architecture) 美 를 발견했고, 토속적 건축미를 찬양하고 싶어 졌다. 그래서 "Proxemics 근접 공간 학" 개념을 실재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좁은 공간의 美, 생존의 공간 美를 보여 주겠다는 작업을 한 것이다. 강홍구는 "프로세믹스 Proxemics" 개념으로 부산의 산동네를 읽어 내었기에 우리들이 사람과 사람이 거리를 유지 하는 방식을, 인간이 어떻게 공간을 생산하고 조직하고 소비하는지를 거쳐, 문화에 따라 공간에 대한 인식과 사용방식이 다양하게 다르다는 것을 이해 할 수있게 한다. 그런가 하면 이 작업들은 '에드워드 홀'의 "숨겨진 차원을 발견하는 미학", "근접 공간 학의 美"를 읽어내게 하는 작업임이 분명하다. 아마도 이번 강홍구 작가의 작업은 그래서 강홍구의 "집에 대한 미", 그 것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집"개념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 박영숙
Vol.20130704e | 강홍구展 / KANGHONGGOO / 姜洪求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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