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al Light(신비한 빛) : Light & Revelation(빛과 현시)
이정록展 / LEEJEONGLOK / 李正錄 / photography
2013_0704 ▶ 2013_0727 / 일요일 휴관
이정록_사적성소 p#10_피그먼트 프린트_120×9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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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빛갤러리VIT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76번지 인곡빌딩 B1
Tel. +82.2.720.2250Vitgallery.com
자연은 복합적인 장소다. 친근하다가도 생소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두렵고, 모두가 공유하는 사회적 장소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장소이다. 자연은 특정한 시. 공간 속에서 매번 다르게 이해되어왔으며, 역사적, 문화적 해석에 의해 새롭게 환생해 왔다. 자연은 거대한 텍스트며, 실존의 장이자 심미적 공간이다. 동일 문화권 내의 구성원들에게 유토피아 像을 심어준다. 무엇보다도 하늘과 바다, 숲과 나무는 원초적으로 신화의 배경 무대이다. 우리는 그 자연으로 부터 태어나 이곳까지 왔을 것이다. 그래서 새삼 자연 앞에 서면 자신의 근원에 대해 불현듯 생각에 잠기는 지도 모르겠다. 아득한 시간의 지층과 결을 간직하면서 지금의 나를 부풀어 올려낸 존재에 대해 말이다.
이정록_Decoding Scape01_C 타입 프린트_120×160cm_2011
이정록_Decoding Scape22_C 타입 프린트_120×160cm_2011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한 유년시절의 추억과 경험, 이정록 사진의 근원이다. 그동안 정신적 토양으로 자리 한 자연/땅의 힘과 경이, 그에 대해 집단 무의식적으로 내려온 한국인들이 지닌 하나의 '아키타입화 된 풍경'을 찍어온 그는 특히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남녘땅을 소재로 삼아왔다. 그 사진들은 우리민족의 고유한 풍경에 대한 질문이자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한국적인 미의식의 일단을 재현하는 작업이고, 전통적인 풍수에 기인한 가장 한국적인 풍경을 표상화 하는 작업인 셈이다. 그의 작업들은 그 얼마의 시간이 흐르며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 사진에서는 흔하게 보았던 한국의 자연을 단순하고 아름답게 펼쳐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납작하게 엎드려 누운 땅(밭), 갯벌, 고인돌이 놓인 대지, 대나무 숲, 그리고 커다란 나무 한 그루 놓인 강가 등이 적막하고 다소 숭고하게 자리했는데 그 안에 원구들이 배치되었거나 불빛 등이 반짝인다.
이종록_Tree of life #2-6_피그먼트 프린트_120×160cm_2009
이정록_사적성소 p#7-1_C 타입 프린트_120×160cm_2008
좋은 사진, 의미 있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난 편안한 놀이로 사진을 대하고 있고, 그렇게 해서 만난 자연풍경에서 날것으로 만나는 감흥과 직관적인 느낌을 건져 올리고자 한 것이다. 그는 이 사진에 '신화적 풍경' 이란 제목을 달아주었다. 이 시리즈는 단순히 자신이 본 특정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풍경을 매개로 특정 장소나 사물에 대한 정신적이고 영적인 느낌이나 상상들을 가시적인 실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특정 장소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것을 시각적 대상으로 다시 재현한다. 그것은 이미 있는 것을 토대로 그 위에, 그 안에, 다시 자신이 보고 싶고 보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풍경작업을 하면서 절대적이고 근원적인 자연의 힘을 더욱 느꼈다며, 보이지 않는 실재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 세계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정 풍경과 마주치게 되면 마치 자신이 현실세계를 넘어선 피안의 세계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 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응을 전하는 도구가 되고, 사람들이 받는 감동 역시 자신이 느낀 감정과 일치하기를 원한다고도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정록이 보여주는 이 '신화적 풍경'은 단지 보는 이의 눈을 자극하거나 감성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풍경이고자 하는 것 같다. ■ 박영택
이정록_Mythic Scape24 생명나무#4_C 타입 라이트젯 프린트_90×120cm_2007
이정록_Mythic Scape23 호수#5_C 타입 라이트젯 프린트_60×140cm_2007
하이데거에 따르면 언어는 존재론적이지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발명된 도구가 아니다. 다시 말해 말과 언어란 의사소통을 위하여 인간이 고안해 내고 약속한 기호 체계가 아니라 사물이 그 안에서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하는 존재의 집인 것이다. ● 또한 발터 벤야민은 언어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물(존재)이 언어를 갖고 있으며, '말함'으로써 사물이 창조되고 인식된다고 보았다. 언어의 본질을 발견하여 그것을 '이름' 했기 때문에 이름 자체가 본질을 드러내고 사물, 자연과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한글 자음만 가지고 진리를 이야기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ㅁ ㅂ ㅍ ㅅ(물, 불, 풀, 생명)이다. 땅에서 올라오는 물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이 합쳐져서 생명(ㅅ)인 풀이 된다는 것. 곧 하늘과 땅이 만나 생명을 키워 낸다는 뜻이다. 천지인 삼재사상이다. ● 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소리 문자인 한글을 뜻 글자로 읽어 내고 상형문자로 봄으로써 그 속에서 자연의 의미를 풀어내고 소통을 시도하고자 한다. 자연을 관찰하고 더 나아가 자연과 공명하며 그 언어의 본질을 읽어 내서 한글 기호로 가시화하는 것이다. 음성, 파동, 형상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내포한 언어성을 표현할 때는 '빛'을 끌어 왔다. 장노출 상태에서 스트로보를 사용하여 특정 형상을 빛으로 뿜어내고 숨, 아우라, 파동 등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빛의 번짐 효과를 이용했다. ● 벤야민은 살아 있는 자연에서든 살아 있지 않는 자연에서든 언어에 참여하지 않은 사건이나 사물이란 없다고 한다. 모든 사건이나 사물은 본질적으로 그 자체의 정신적 내용을 전달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어가 한갓 자의적 기호나 전달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개별적 고유성이 무시되고 사물의 정신적 언어적 본질이 부정된다. 즉 자연은 인간의 도구,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를 가지지 않는 사물들에게 인간의 언어로 그 언어의 본질에 맞는 음성을 부여할 때 자연은 더 이상 단순한 인식의 대상이 아닌 소통의 상대가 될 것이다. ● 바람과 태양에 의해 순간에 드러나는 주관적 아름다움을 가리키는 '풍경'이라는 언어보다, 균일성과 등가성이라는 세계 공통의 해석을 적용한 객관적 형상을 의미하는 '경관'이라는 언어가 득세했다고 말한다. 자연을 소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풍경이란 눈에 보이는 대지의 모습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기로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이미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바라본 풍경이 말 걸어 주기를 기다리며 그 풍경을 한글에 기초한 나의 언어로 해석하여 필름에 기록함으로써 소통을 시도한다. ■ 이정록
Vol.20130626c | 이정록展 / LEEJEONGLOK / 李正錄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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