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물을 좋아해 물 흐르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물방울과 사물이 마주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 행복하거든요.
돌과 만나는 소리, 바위와 만나는 소리, 달과 만나는 소리, 나무뿌리와 만나는 소리, 물끼리 몸을 비비며 만나는 소리가
어떤사물과 만나 어떤소리로 응답하는지 관찰하다보면 시간이 정지되어 온통 제세상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시간을 사각틀안에 집어넣을때도 있고 마음안으로 고스란히 담아놓을때도 있습니다.
나중에 사진을 바라보면 그때의 그감정으로 되돌아갈수 있어 사진의 힘이 크다는것도 알게 되구요.
강은교의 “물길의 소리” 라는 시를 읽은후라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어요.
물끼리 몸을 비비는 소리, 마주치는 물방울들의 길, 사람과 사람의 마주침, 다정히 서로 몸을 비비는 소리,
심장에서 심장으로 길을 이루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할까요.

“미세지각이론”을 이야기한 라이프니츠가 폭포소리는 “무수히 많은 물방울의 미세한 소리들이 합쳐져서 나는 소리” 라고 했어요.
교향곡을 들을 때 늘 이양반의 폭포떨어지는 소리와 연결해서 듣다보면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어 좋습니다.
모든 것은 마주침에서 나온다는 것이겠죠. 사람과 사람의 마주침에서 일어나는 생기(生氣)는 무엇일까요.
그래서 전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참좋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우리창예헌식구들의 얼굴들을 자주 바라봅니다.
2010년 동강물줄기 봄의 끝자락입니다. 조선생님이 열심히 일하는데 저만 이렇게 신선놀음에 빠져 몇시간을 걷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정선에 있는 "한국사진굿당" 방문하고 싶지 않으세요?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얼굴을 마주보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어느 여름날 통도사에서 만난 속이 텅빈 나무의 형상입니다.
오래된 나무는 속이 텅텅 비워가면서 죽어간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자신을 조금씩조금씩 비워냈나봅니다.
600년이란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시간이 한 방울씩 흘러가는 길위에서 죽어있는 나무의 흔적을 기억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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