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포 곽남배의 '원두막'



전남에 흩어진 미술관들의 소장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9일 전남 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전남 예찬×MUSEUM(뮤지엄)' 기획전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G&J 광주전남갤러리'에서 개막해 다음 달 1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회에서는 전남 23개 공·사립 미술관의 소장작품 23점을 선보인다.

다른 2곳은 도록에 작품 이미지를 수록해 도내 26개 미술관 가운데 한 곳을 빼고는 모두 전시에 참여했다고 전남 문화관광재단은 전했다.

한국 대표 서양화가인 오승우의 '백모란', 갯벌 작가로 유명한 박석규의 '갯벌에서 살다', 백민미술관장을 지낸 조규일의 '관방제림' 등 서양화들이 전시작에 포함됐다.

전통회화 대가 소치 허련의 '산수화', 남농 허건의 '삼화도', 백포 곽남배의 '원두막', 아산 조방원의 '산운' 등 남도 전통화도 감상할 수 있다.

G&J 광주전남갤러리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협업해 마련한 지역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 공간이다.

전남 문화관광재단 오영상 사무처장은 "이번 전시는 전남 미술관끼리 협업으로 예향 남도의 매력을 알리는 기회라는 의미가 있다"며 "작고한 작가부터 원로, 중견,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아우르면서 전남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

 

                                                                                장리석, 여담, 91×117㎝, oil on canvas, 1990. 

                              갤러리 미술세계 '원로에게…'展·선화랑 '2014 예감'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인사동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원로 작가들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되새기는 전시회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갤러리 미술세계가 개관 기념전으로 준비한 '원로에게 길을 묻다'전에는 오랜 세월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온 원로 작가들이 총출동했다. 평균 나이 86세.

한국 화단의 거목 장리석(98) 화백을 비롯해 '하모니즘'을 창시한 김흥수(95) 화백, 구상미술의 거목 장두건(94) 화백, 남농화의 거장 조방원(88) 화백, 이화여대 미대 서양화과 1회 졸업생인 신금례(88) 화백 등 내로라하는 원로 작가 33명이 흔쾌히 작품을 내놨다.

이중 상당수는 아직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작품과 함께 원로 작가들이 전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김흥수 화백은 "음(陰)과 양(陽)은 서로 상반된 극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로 어울리게 될 때 비로소 완전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라고, 김형근 화백은 "예술이란 혼자 가는 길이라 했다. 혼자 가는 길은 그만큼 책임도 작가의 몫"이라고 말한다.

신금례 화백은 "화가는 나이 듦에 따라 피어난다"고, 김종영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조각가 최종태는 "나이가 높이 듦에 따라서 그림은 깊은 데로 익는다. 참 행복은 늙어 보아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오승우 화백은 "십여 년 조금 더 공부하고 나의 예술관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백용현 월간 미술세계 대표이사는 "오늘날 미술계 구성원들은 화려한 겉모습 안에 다양한 이유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원로와 중진, 신진작가가 서로 무엇이든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소통할 수 있을 때 미술계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8일까지. ☎ 02-2278-8388.


인사동 선화랑은 미술계에서 주목해야 할 신진작가를 선정해 선보이는 예감 기획전을 9년 만에 내놨다.

모준석(30)·문형태(38)·변대용(42)·성영록(34)·송지연(33)·송지혜(29)·신소영(31)·이혜령(35) 등 3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 이미 개인전을 3번 이상 연 작가들이다.

성영록은 금박이 박힌 얇은 종이에 채색 물감을 덧칠하고 먹과 금분으로 매화를 그려 넣는다. 흰 매화의 구애를 받는 홍매화를 'S라인'으로 그리는 등 작품마다 다양한 감정을 형상화한다.

도시 풍경을 그리는 송지연은 4∼6번 정도 그렸다가 붓칠로 지우기를 반복하며 고층 건물과 낮은 건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두툼한 질감으로 표현하고, 신소영은 "숨고 싶기도 하지만 내보이고도 싶은 감정"처럼 미묘한 감정을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혜령은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풍경이나 유리창에 비친 이미지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쇼윈도에 비친 도시와 그 안에 진열된 상품을 중첩해 현대인의 심리를 표현한다.

모준석은 구리선을 주조해 집이 가득 찬 달동네 같은 형상을 표현하고, 문형태는 기억과 무의식 사이의 순간을 캔버스에 담는다. 변대용은 문명의 모습을 우화로 풀어가고 송지혜는 어린 시절 꿈꾼 판타지를 섬유아트로 표현한다.

선화랑 원혜경 대표는 "매년 예감 기획전을 열어 다양한 신진 작가를 소개하고 이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 22일까지. ☎ 02-734-0458.


송지연, 지나가다, 100×95㎝,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2.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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