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찾은 만지산 집, 반갑게 맞이하네.
지천에 핀 코스모스 덩실덩실 춤춘다.
따가운 가을 햇살에 온 산천이 다 익는다.
오곡백과 만 아니라 내 마음도 익는다.
누렇게 늙은 오이, 늦게 옴을 원망하고
자라다 만 열무는 목마르다 소리치네.
문 지키는 현판은 꿈꾸자며 반기는데,
‘통도사’ 수안스님, 꿈만 꾸라 쓰 주셨나?
방에 걸린 최씨 할매 기별 없이 떠나셨네.
무정타, 그 책임 아들에게 떠넘긴다.
놀러 온 이웃 양반,
“네 엄마는 어디가고, 옆집 할매 붙여 놨노?”
울 엄마 보다 최씨할매가 예쁘다는 내 대꾸에
사진작가는 죽은 미인도 좋아하나?
울 엄마 산소에 벌초하러 올라가니,
누운 엄마 토라져, 못 본 척 말 던진다.
“니 좋아하는 할매나 깎지, 여는 왜 왔노?”
사진, 글 / 조문호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 정선아리랑제'가 막을 내렸다. (0) | 2015.10.12 |
---|---|
양공주이야기가 블로그를 달구었다. (0) | 2015.09.24 |
정복수화백의 종합병원을 방문하다. (0) | 2015.09.08 |
집안 잔치로 끝난 ‘민미협’ 역사의 거울展 (0) | 2015.09.03 |
국토미학- 정비파 판화의 모국어 (0) | 2015.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