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변승훈씨의 '통인화랑' 초대전 '手作禪'展이
지난 3월 18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통인화랑(B1층)에서 열리고 있다.



변승훈씨의 작품 영역은 분청의 생활도자에 국한되지 않고,

회화적, 부조적 도자에 이르기까지 폭 넓다.


 

달 항아리 형태의 분청에서부터 덤벙 기법으로 제작된 그릇,

기하학적 오브제와 목탄 드로잉을 도자 부조로 표현한 벽화에 이르기 까지

그의 창작 영역은 끝이 없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해 온 다양한 작업을 골고루 보여준다.

새로운 작품으로는 민중의 삶을 신화로 구워낸 이색적인 도예도 선보였다.

마치 운주사에 흩어진 이름 없는 불상을 닮았는데,

안성 장터에서 몇 십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할머니들의 모습이라고 한다.


 

생활도자에서 벽화도자를 거쳐 이젠 민중 신화에 이르렀는데, 가히 경지에 이른 것이다.



그는 도자와 회화의 경계를 무너트리며,

드로잉으로 분청사기의 평면화 작업에 일가를 이루었다.

분당 요한성당과 대화성당 등의 도자벽화에서 보여준 작업이 대표적이다.


 

그는 드로잉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그릇을 만들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단상을 목탄으로 드로잉해

이 모든 것들을 흙으로 구워낸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삐죽삐죽 솟아나는 나무 형태의 정감어린 작품이 눈에 띈다.

도판을 조각조각 나눠 구운 뒤 조각보 잇듯 이어 붙여 분장을 하거나

유리를 녹여 붙여 자연 색을 냈다.


 

달 항아리 형태를 분청으로 나타낸 작품은 한 겹 한 겹 쌓아올린 분장 속에

마치 먹이 화선지에 퍼진 것 같은 무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고요한 선의 세계를 체득하게 한다.


 

구석구석 자리 잡은 작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서민적인 느낌을 주는 투박한 질감이 정겹다.

분청이야말로 우리민족의 숨소리를 듣는 듯 친근하다.


 

한국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드러낸 분청은 무심하면서도 은근한 자연미를 담고 있다.



 

울퉁불퉁 제 멋대로 생긴 독에서부터 투박한 질감의 그릇 등

하나같이 어머니의 정과 한이 담긴 듯 친근하다.

작가는 분청을 자신의 어머니라고 지칭할 만큼 우리 정서에 깊숙이 빠져있다.



그의 작품에서 삼베 같은 투박한 직조의 결이 느껴지는 것은

홍익대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한 그만의 감성이요 감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분청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변승훈의 手作禪(수작선)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사진, / 조문호














 



변승훈(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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